콜센터 상담사들 "코로나에 화장실도 못 가...업무강도 세져"

2021-01-11 17:38
콜센터 상담사 58.4% "1년 전보다 업무강도 높아졌다"
응답자 52.5% "상담 중 자리 옮기지 말라 명령 받아"

콜센터 상담사 권리보장 캠페인 선포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면서 콜센터 근로자들의 노동 강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 상담사 절반 이상은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갈 정도로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답했다.

1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우분투비정규센터와 함께 지난해 12월 3∼29일 콜센터 상담사 30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61.4%가 1년 전에 비해 노동시간이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 58.4%는 업무강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상담사들의 절반이 넘는 52.5%는 상담 중 자리를 옮기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점심시간이나 화장실 사용을 제한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37.6%, 32.7%였다.

또, 상담사 44.9%는 관리자가 휴가 사용을 통제한다는 이유로 휴가를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휴가 사용에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14.5%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비대면으로 인해 콜센터 상담이 늘었지만, 상담사를 충원하지 않아 노동 강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란 게 직장갑질119의 설명이다.

응답자 54.5%는 직장이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34.0%는 직장이 방역 조치를 잘 지키고 있지 않다고 각각 답했다. 회사에서 마스크를 한 번도 지급받지 않았다고 하는 응답도 33.0%로 집계됐다.

정부가 배포한 '콜센터 사업장 예방지침 점검표' 9개 항목이 모두 시행되고 있다는 응답도 10.6%에 불과했다. '보여주기식으로 몇 개 좌석만 띄어놓고, 나머지는 간격 없이 붙여놨다', '칸막이 높이만 조절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정부가 콜센터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기준법과 코로나19 예방지침 등이 어느 정도로 지켜지고 있는지 전면적인 근로감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