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발 미·중 신냉전 가열...화웨이 운명은?
2019-02-12 11:22
폼페이오 동유럽 순방에... 中언론 '화웨이 보이콧' 견제
멍완저우·기술절도 내달 심리....사용금지 행정명령 임박
멍완저우·기술절도 내달 심리....사용금지 행정명령 임박
화웨이발(發) 신냉전 양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반(反)화웨이 공세 강화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동·중부유럽으로 보냈고, 중국은 관영언론을 동원해 이를 견제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 창업자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미국 송환 여부, 화웨이의 미국 기업 기술절취 혐의에 대한 심리 등 굵직한 변수들의 향방이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미중 동유럽서 화웨이 '격돌'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유럽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중·동유럽을 순방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을 견제하기 위함이란 해석이다.
신문은 “폼페이오 장관은 중·동유럽 순방을 통해 미국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반화웨이와 반중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미 동유럽에서는 폴란드 등 일부 국가들이 화웨이 배제 움직임에 동참했지만 헝가리 등이 이에 응하지 않자 미국은 체면을 구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일대일로'사업 확장을 위해 동유럽과 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2012년부터는 중·동유럽의 유럽연합(EU) 회원 11개국, 발칸 반도의 5개국과 함께 '16+1'로 불리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는 화웨이로부터 안보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며 미국의 압박에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이 같은 상황을 언급하면서 “미국에 충성을 다하고 중국에 총구를 겨누는 것은 동유럽 국가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는 나라와는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그 장비를 사용하는 데 따른 기회와 위험을 확실히 확인해 주고 싶다” 경고했다.
◆화웨이 운명 몇주 내 '변곡점'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화웨이의 운명이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먼저 오는 28일에는 화웨이가 미국 통신사 T모바일 기술을 훔쳤다는 혐의에 대한 심리가 미국 시애틀 서부 지방법원에서 열린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화웨이가 T모바일의 영업기밀을 탈취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문제가 된 기술은 T모바일의 휴대전화 시험용 로봇 '테피'(Tappy)'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휴대전화 단말기를 공급하는 파트너 관계를 악용해 지식재산권을 도용했다는 것이 T모바일 측 주장이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빠르면 다음달 초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2019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켜 화웨이와 ZTE 등 중국업체의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를 민간기업까지 확대하는 게 새 행정명령의 골자다. 중국산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서버, 네트워크, 전송장비가 미국 땅에서 사라진다는 의미다.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법무부는 현재 멍 부회장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검토 중이다. 다음달 1일까지 송환 여부를 결정할 심리를 진행할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어긴 혐의로 지난달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보석금을 내고 임시로 풀려나 캐나다 자택에서 머물고 있다. 미국 측은 지난 28일 캐나다 법무부에 멍 부회장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캐나다 법무부가 멍 부회장의 미국 송환 여부를 공식적으로 다투기로 결정하면 관할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이 심리 날짜를 정하게 된다. 멍 부회장은 이와 무관하게 다음달 6일 다시 캐나다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멍 부회장의 혐의가 일정 부분 인정돼 신병 인도가 이뤄지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