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택시 시장, 국내외 기업간 경쟁 '갈수록 치열'···자국 기업 선호도 강해

2025-01-10 11:53
전통 택시회사들도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변화 필요해

베트남 다낭시에서 운행 중인 싸인SM 전기차 택시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택시 시장이 코로나 대유행 시기를 기점으로 하여 급변하면서 전통 택시와 차량 공유 플랫폼, 그리고 외국 기업과 베트남 국내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8일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넷 신문에 따르면 베트남 택시 시장이 외국 "거대 기업"의 철수와 새로운 사업의 강력한 출현으로 치열한 경쟁과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 베트남 국내 차량 공유 앱부터 전통 택시까지, 모든 경쟁자는 변덕스러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해야 했다.

2024년 9월, 인도네시아의 유명 차량 공유 유니콘 기업인 고젝(Gojek)이 베트남 시장에서 돌연 철수하면서 다른 경쟁사, 특히 그랩(Grab)과 비(Be), 싸인SM(Xanh SM)과 같은 베트남 기업에 시장 점유율을 내주었다. 이러한 결정은 고젝이 인도네시아에서 선두를 달리고 싱가포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이전에는 2018년에 우버가 그랩에 모든 사업을 인수한 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철수한 바 있다.

외국 대기업들만 어려움에 처한 것이 아니라, 국내의 많은 전통적인 택시회사들도 큰 곤경에 처해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베트남 택시 브랜드인 비나선(Vinasun)은 2020~2021년에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공유 택시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겪었다. 비나선은 2022~2023년에 1500억~1800억동(약 85억~100억원) 매출을 거두며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비나선의 11년 이상 오랜 대주주였던 Tael Two Partners Ltd가 모든 주식을 매각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또다른 유명 택시 브랜드인 마이린(Mai Linh) 역시 수년간 낮은 매출, 세금 부채, 사회보험료 납부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마이린은 싸인SM과 협력 계약을 체결하여 약 4000대의 빈패스트 전기차를 구매하고 임대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마이린이 베트남에서 성장하는 전기 자동차 트렌드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은 놀라운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빈그룹 산하 싸인SM은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 기술 기반 차량 공유 서비스 부문에서 그랩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됐다. 초기 규모는 2만 대였지만, 이들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국제 시장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2024년 말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여 비엣젯항공, 화웨이, 비자 등 여러 파트너들과 일련의 협력 협정을 체결해 교통 친환경화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싸인SM뿐만 아니라, 베트남 택시 시장에는 렛츠고택시(Let's Go Taxi)와 같은 새로운 이름의 택시 브랜드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들은 2024년 5월 푸옌성에서 출범한 소형 전기 택시 회사다. 렛츠고택시 대표에 따르면 베트남 택시 산업은 강력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으며, 기존 택시가 더 이상 적합하지 않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순수 베트남 차량 공유 앱인 비(Be)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외국 기업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 조사 서비스 큐앤미(Q&Me) 조사에 따르면, 그랩은 여전히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량 공유 플랫폼이지만, 비와 싸인SM과 같은 베트남 국내 앱이 점차 베트남 젊은 세대와 이른바 MZ세대의 젊은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더불어, 베트남 사람들에게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정신이 강하기 때문에 베트남 국내 기업들에 대한 선호와 소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차량 공유 시장 규모만 해도 2023년에 7억3000만 달러(약 1조600억원)에 달했다.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베트남 택시 시장은 국내 및 해외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이면서도 어려운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