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통신] 중국 속 작은 러시아 ‘훈춘’
2018-01-19 09:00
對러시아 무역으로 지역경제 성장시켜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역에 위치한 옌볜(延邊)주 훈춘(珲春)시는 지리적 우세를 이용해 대(對)러시아 무역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훈춘시 거리에 나서면 한글·중국어·러시아어 세 가지 언어가 나란히 적혀있는 이색적인 상가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한 러시아풍 건축물, 키가 크고 금발의 러시아인들, 줄지어 있는 러시아 특산품 가게들은 단연 이국적이다.
훈춘은 중국의 ‘작은 러시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훈춘시는 지린(吉林)성 유일의 대러시아 무역항 도시다. 훈춘 통상항구를 통해 무역 화물차와 열차가 부지런히 오간다.
러시아 하산스키군·아르툠시·우수리스크시·사할린주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 정부와 기업, 민간의 교류가 날로 빈번해지고 있다.
1500여㎡되는 거래센터 내에는 식품, 곡식, 식용유, 수산물, 특산품, 일용잡화, 예술품 등 390여 가지의 러시아 제품이 진열됐고, 이는 곧 1000가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억2000만 위안(약 199억5480만원)을 투자해 건설된 이 거래센터는 지난해 한 해만 거래액이 5억2000만 위안에 달했다. 향후 3년 내 거래액은 30억 위안, 5년 내에는 50억 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변경 주민, 관광객들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변경 주민 카드나 관광객 카드를 발급받아 무역구에 들어가 거래, 결산 등을 할 수 있다. 변경 주민은 당일 기준 8000위안 내 상품 구매 시 면세 정책을 받을 수 있고, 관광객은 연간 8000위안 이내 상품에 한에 세금을 면제 받을 수 있다. 러시아 루블화 카드 결제가 가능하며,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인증+인터넷 거래’ 방식으로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은 주로 석탄, 철광, 석유가스, 목재, 해산물, 곡물, 유제품, 식용유, 목탄 등으로 다양하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시행 및 훈춘의 국제협력 시범구 승격으로 오는 2020년에 훈춘 철도 통상항구의 물동량은 10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훈춘은 러시아를 통해 바다가 없는 ‘해산물 도시’로도 부상했다.
지난 2016년 국제 해산물 거래센터가 문을 열면서 훈춘에는 대형 해산물 거래 플랫폼이 형성됐다. 국제 해산물 거래센터는 생선류, 냉동 해산물, 해산물 가공품, 수산물 물류를 일체화한 수산물 거래센터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와 북한의 해산물을 멀게는 미국·스페인·이탈리아·아랍에미리트(UAE)·홍콩·싱가포르. 가깝게는 중국 동북지역·광저우(廣州)·선전(深圳)·상하이(上海)·충칭(重慶)·항저우(杭州)·청두(成都)·웨이하이(威海) 등 거의 모든 지역으로 수출된다. 현재 500여개의 해산물 가공 및 경영 업체가 입주해 있다.
대러시아 관광업 또한 훈춘 지역경제의 효자상품이다.
지난 2013년부터 훈춘~러시아 하산~한국 속초 관광코스가 운행되면서 중국 첫 다(多)국가 무사증 관광코스가 시작됐다. 무사증 제도는 외국인이 비자 없이 일정기간 다른 국가에 체류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중국~러시아~북한의 다국가 관광코스, 훈춘~하산 국경지대 관광코스, 훈춘~울라지 보스토크~나선 다국가 관광코스 등 다양한 관광코스가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5월까지 훈춘시의 관광객 수는 31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가 증가했다. 이 중 해외 관광객 수는 16만5000명으로 전년비 5.9%가 늘었다. 관광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급증한 5억9000만 위안에 달했다.
훈춘은 동해를 중심으로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에 있고, 개발 잠재력과 발전 전망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훈춘시 300㎞ 반경 내에는 자루비노, 울라지보스토크, 나진, 청진 등 러시아와 북한의 10여개 항구가 있다. 육로는 4개의 통상항구를 보유하고 있다.
훈춘은 만저우리(滿洲里), 쑤이펀허(綏芬河)와 함께 중국의 3대 대러시아 철도 통상항구로 불린다. 훈춘~마하린노 철도, 훈춘~자루비노~부산 항해 노선, 훈춘~나선~상하이 항해 노선의 운행에 따라 훈춘시의 대외무역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