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끝내 공수처 출석 요구 거부...체포영장 고심·26일 대응방안 결정

2024-12-25 19:42
尹 25일 공수처에 모습 드러내지 않아...전날 한남동 관저에서 성탄 예배 가진 것으로 알려져
尹 측 수사보다 탄핵 심판이 먼저라는 논리...변호인단 모집에도 난항 겪으며 수사 거부 장기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통보한 2차 소환일인 2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대통령 측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석을 요구한 25일 성탄절에도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공수처는 체포영장 청구를 고심하며 26일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최종 결정한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 불출석은 이미 예고됐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수사 변호인단·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25일) 출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한남동 관저에 서울 소재 한 교회 목사와 교인들을 초청해 성탄예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날 공수처는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주임검사로 출석요구서를 보낸 차정현 부장검사는 공수처 청사에서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해 대기했고 오동운 공수처장도 청사로 출근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윤 대통령 출석을 대비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출석을 전제로 종일 조사가 이뤄질 정도의 상당한 양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에서 보냈다는 윤 대통령 사건 이첩자료는 아직 공수처가 받지 못해 관련 내용이 질문지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핵심 피의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서는 검찰이 송부조차 하지 않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2명의 부장검사가 번갈아 가며 박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 출석을 미루고 있는 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공수처 수사보다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구성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공수처에 변호인 선임계도 내지 않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수임료로 7억원을 제시하며 변호인을 모집하고 있지만, 법조인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 불출석으로 3차 출석 요구서를 다시 보낼지, 체포 영장을 청구해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지 등을 논의해 26일 구체적인 대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는 27일 헌법재판소가 예정대로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윤 대통령 변호인단·대리인단이 26일 이후 탄핵심판 입장을 밝히기로 하는 등 여러 변수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