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4분기 한국경제]시장에 돈이 안 돈다...‘코리아세일페스타’ 역부족
2017-10-09 18:01
소비·설비투자·건설기성 등 '트리플' 역성장
4분기 들어서도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대규모 할인행사 ‘코리아세일페스타’ 개최 등 정부가 내수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갑은 헐거워진 지 오래다.
일을 해야 돈을 버는데, 고용지표는 바닥을 치고 있다. 덩달아 소비, 투자 등 내수도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 통계청, 민간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전체 취업자 수가 올해 2월 37만1000명을 기록한 후 6개월 연속 30만명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21만2000명으로 4년6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일자리 상황이 악화됐다.
청년 실업률은 9.4%로 8월 기준으로 보면 1999년(1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하는 청년 체감실업률도 22.5%로 치솟았다.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도 전월 대비 0%로 움직임이 없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8월 들어 1.0%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설비투자도 7월 -5.1%, 8월 -0.3% 등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2.0%,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4% 각각 감소했다.
수요를 대변하는 지표인 소비와 설비투자, 건설기성 등이 모두 '트리플' 역성장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8월부터 꺾이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107.7로 2.2포인트 떨어지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10월 한 달간 열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역시 소비 불씨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최장 10일간의 추석 연휴에는 내국인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8일) 특수마저 실종됐다.
4분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고용마저 부진해 침체된 소비와 투자(내수)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적으로 북한 핵 도발과 사드 경제 보복,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거품과 천문학적인 가계 빚이 전체 한국 경제의 수요를 짓누르고 있다"며 "그나마 내수를 떠받드는 건설투자마저 상승세가 꺾이면서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