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 생리대 연구결과 첫 공개…제품명은 여전히 미공개

2017-08-31 00:00

8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연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건강 이상을 제보한 여성이 발언을 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생리대 부작용 논란을 확산한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가 전면 공개됐다. 하지만 회사명과 제품명은 이번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는 30일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제출한 시험 자료 원본은 공개했다.

이 시험자료는 여성환경연대가 재작년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에게 의뢰해 올 3월 발표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 팬티라이너 5종, 다회용 면생리대 1종 총 11개 제품을 체온과 같은 36.5도의 20ℓ 체임버(밀폐 공간) 안에 넣고 실험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독성이 방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가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휘발성유기화합물(VOC) 17종 가운데 톨루엔, 1,2,3-트리메틸벤젠 등 11종이 생리대에서 나왔다. 반면 6종은 아주 적은 양만 나왔거나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체명과 제품명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여성환경연대가 실명 자료를 넘기지 않아서다.

검증위 관계자는 "이번 시험결과는 의뢰자인 여성환경연대가 직접 공개하는 게 타당하지만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를 통해 대신 공개하기를 원해 자료를 정확히(그대로) 제공했다"라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여성환경연대와 김 교수 시험 자체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상세한 시험방법과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peer review) 과정이 없어서다. 따라서 이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나 기업에 조처를 하기도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식약처는 부작용 원인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생리대 접착제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에서 팔리는 생리대, 유기농·한방을 표방한 생리대 모두 '릴리안' 제품과 동일한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 계통 물질을 접착제로 사용 중이다. 또한 SBC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의 그룹3 물질이다. 그룹3은 '인체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다'라고 판단될 때 부여한다. 이 성분은 미국에서 식품첨가물로도 쓰이고 있다.

식약처는 "검증위원회와 생리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조사가 끝나는 즉시 생리대 업체명과 제품명,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