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사상 초유의 위기, 한마음으로 헤쳐 나가자”
2017-08-28 13:44
“흔들림 없이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8일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 선고와 관련,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경영진이 앞장서겠다면서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이날 사내망에 올린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 부회장이 지난 25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하고 “여러분 모두 상심이 크실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 경영진도 참담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가 처해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리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 있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까지 큰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경영진이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충격과 혼란에 빠진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리더십 공백’ 장기화 우려에 임직원들의 동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오랜 와병에 이 부회장의 1심 실형 선고로 ‘총수 부재’ 상황이 최소한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자 그룹 내부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은 상태라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권 부회장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고 밝힌 것은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항소심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이날 오전 7시께 권 부회장의 메시지가 사내망에 오른 직후 임직원들은 이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약 3시간 만에 ‘추천’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