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심 선고] 삼성, 미래사업 '올스톱'…경쟁사 추격은 가속화
2017-08-25 16:11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혀온 ‘전장사업’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새롭게 출범하고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미국 자동차∙홈 오디오 분야 전문업체인 하만의 인수를 완료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는 듯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전장사업에 대한 향후 전략과 방향성 제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전장사업이 단기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업의 추가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삼성은 미래전략실의 해체와 총수 공백으로 인해 대규모 M&A 등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과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전장사업 진출의 신호탄이었던 하만 인수 이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없고, 대규모 M&A 체결 소식이 전무하다. 삼성넥스트와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일부 스타트업의 인수를 진행한 바 있지만 사업 확대보다는 기술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하만에 이어 유럽 부품사를 추가 인수해 전장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삼성이 인수할 것이란 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4월 이 부회장이 FCA 지주사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진에서 물러나면서 추진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마그네티 마델리 인수가 사실상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엑소르 사외이사를 맡고 이사회 참석을 통해 유럽의 주요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올 2월 구속 기소 이후 이사회 불참, 사외이사직 사임 등으로 인해 지난 5년여간 쌓아온 삼성의 유럽 전장사업에 대한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인텔 등 경쟁업체 추격 가속화...“결정권자 잃은 삼성, 해법 모색 난항”
삼성이 고전하는 사이 미국 인텔 등을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전장사업 진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인텔은 최근 이스라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약 17조3579억원)에 인수했다. 연내 완전자율주행자동차 100대를 생산해 전장사업에서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애플 역시 최근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공식 인정했다. 애플은 자율주행차 적용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내놓을 예정이다. 2009년부터 자율주행개발을 시작한 구글은 최근 자율주행차용 센서 ‘라이더’를 발표했고 하드웨어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주력 부문으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중국 등의 추격으로 향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다가올 위협에 대비해야 하지만 결정권자를 잃은 삼성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