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위키리크스 이메일서 “클린턴 직관 끔찍하다“ 최측근 불만

2016-10-27 11:21

존 포데스타 힐러리 클린턴 캠프 선대위원장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위키리크스 유출한 이메일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최측근들이 클린턴의 직관은 “끔찍하다”고 평가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즉시 이를 이용해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26일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롯 유세장에서 “클린턴과 내내 붙어 같이 일하는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어째서 우리가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클린턴 정권 인수위원회의 멤버인 니라 탠던 미국진보센터(CAP) 소장은 지난해 3월 존 포데스타 클린턴 캠프 선대위원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녀(클린턴)의 직관이 끔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포데스타 위원장이 쓴 이메일에 대한 답변이다. 앞서 포데스타는 탠던에게 “우리가 탄 배에 퍼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물이 찼다. 그 중 대부분은 대선 이전 끔찍한 결정들 때문이며 그 상당수는 클린턴의 직관과 관련이 있다”고 썼다.

이번 이메일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계정을 이용해 기밀 이메일을 다룬 것에 대한 보좌관들의 불만의 표시로서 미국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클린턴의 의사결정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트럼프는 샬롯 유세장에서 “위키리크스는 대단하다. 이메일 유출을 통해 우리는 클린턴과 그 주변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주변인들이 클린턴에 등 뒤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알게 됐다. 존 포데스타의 말대로라면 힐러리 클린턴의 직관은 엉망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나는 내 주변인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 지금 당장 누구라도 확인해줄 사람 없나?”고 덧붙였다.

현지시간 11월 8일인 대선까지 2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클린턴 캠프는 위키리스크가 공개하는 이메일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포데스타의 이메일 해킹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면서 트럼프와 러시아와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은 대선 내내 정직성과 판단력 지적에 시달려야했다. 트럼프는 TV토론에서 클린턴은 거짓말쟁이이고 판단력이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3차 TV토론 이후 CNN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더 잘했다는 응답이 52%로 트럼프를 눌렀지만 정직한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는 트럼프가 47%를 얻으면서 클린턴을 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또한 25일 발표된 ABC 뉴스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60%는 클린턴이 이메일 의혹을 처리한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화당 역시 클린턴의 취임 직후 이메일 스캔들 청문회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제3당 후보들을 포함한 4자 대결에서 클린턴 후보는 전국적으로 트럼프를 5.6%포인트 앞서고 있다. 26일 발표된 폭스뉴스의 최신 조사에서는 클린턴의 지지율 격차가 3%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