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양당 후보 비호감도 '절정'..."최악의 빅매치"
2016-10-17 15:55
비호감도 평균 56% 역대 최악...특별한 대선 전략 없어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3주 남짓 남은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막판 유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데다 각종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역대 가장 최악의 대선', '최악의 빅매치'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역대 최악' 호감도...'역대 최고' 시청률
역대 대선과 비교할 때 올해 미국 대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양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이다.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공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지난 13일(현지시간)까지 ABC뉴스·워싱턴포스트(WP), 폭스뉴스 등 8개 기관의 '대선 후보 호감도 조사'의 평균치를 조사했다.
양당 후보의 비호감도 경쟁은 이미 대선 후보를 확정 지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비호감도가 5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같은 기간 민주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43%)과 공화당 밋 롬니(50%) 후보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는 최근 30년간 치러진 미국 대선의 비호감도 조사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대선 후보 대부분의 비호감도가 대체로 20% 수준을 밑돌았다. 지금까지 가장 비호감도가 높았던 대선 후보는 2004년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로, 비호감도가 32% 수준이었다.
TV 토론의 시청률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1차 TV 토론에서는 시청자가 8000만 명을 웃돌면서 36년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최대치였던 1980년 민주당의 지미 카터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 간 1차 토론(8060만 명)이었다.
◆ 과거 캠페인 방식 답습..."SNS 활용의 부적절한 예"
양당 모두 눈에 띄는 캠페인 전략이 없다는 점도 역대 대선과 다른 점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캠페인으로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 꼽힌다.
196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존 F. 케네디가 '젊고 건강한 정치인' 이미지를 내세운 것이다. 당시 처음 도입된 TV 토론에서 다소 노쇠한 이미지의 정치 베테랑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와 달리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케네디는 백악관 자리를 꿰찼다. 이 전략은 1980년 대선 당시 영화배우 출신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판도를 바꾼 것은 지난 2008년 대선부터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을 선보였다. TV 광고 비용 대신 빅데이터 분석 방식을 도입, 유권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던 것이다. 오바마 후보는 이 방식으로 2012년 대선에서도 대권을 잡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SNS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활용됐지만 네거티브 전략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자 자신의 공약을 어필하기보다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데 활용한 탓이다. 특히 트위터 소통을 강조했던 트럼프는 경쟁자를 대놓고 비난하거나 성기를 드러냈다가 삭제하는 등의 행위로 논란을 빚었다.
역대 최악의 빅매치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이번 대선의 최대 분수령은 후보간 마지막 토론 기회가 되는 3차 TV 토론이 될 전망이다. 3차 TV 토론은 19일(현지시간)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가 양당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