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자신의 거짓말에 포위된 힐러리 클린턴

2016-10-18 14:58
이메일 스캔들은 물론 월스트리트, 자유무역관련 일관성 없는 태도에 비호감

[사진=AP연합] 힐러리 클린턴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거짓말쟁이 힐러리 (Crooked Hillary)" "세계최고의 거짓말쟁이(world class liar)”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힐러리 클린턴에게 꼬리표처럼 붙어다니고 있는 '이메일 스캔들' 역시 사건 자체보다는 해명 과정에서 반복된 거짓말이 클린턴의 이미지에 더욱 큰 타격을 주었다. 

지난 5월 여론조사기관 모닝 컨설트는 미국 등록 유권자(Registered voters) 2000명을 상대로 특정 대선후보에 반대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힐러리 클린턴에게 반대표를 던진 응답자 중 무려 47%가 클린턴의 '정직성'을 문제 삼았다. 나머지 39%는 '청렴성'을, 21%도 '일관성'을 문제삼았다. 

힐러리 클린턴의 거짓말은 국무장관 시절 공공기관용이 아닌 개인 이메일을 통해 공문서를 주고받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크게 문제가 됐다. 그는 1급 기밀문서를 주고받는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조사 결과 기밀이 포함된 이멜일들이 적발됐다.  이 밖에도 자료제출 등과 관련된 거짓말들이 계속 드러나면서 클린턴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월스트리트 규제와 자유무역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는 "월스트리트에서 고액강연을 한 그가 과연 금융기관 규제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클린턴을 공격했다. 고액강연 이외에도 클린턴은 월스트리트로부터 수백억에 달하는 선거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을 드러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클린턴은 연방상원의원으로 재직하는 8년 동안 금융업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과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금융업계의 잘못된 관행이나 도덕적 해이를 고치겠다는 클린턴의 공약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은 자유무역협정인 NAFTA, TPP 등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옹호 발언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이들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최근 유권자들이 표심이 보호무역주의 쪽으로 기울자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2000년대 초반에는 동성결혼에 대해 반대했다가 2013년에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으면서도, "나는 오랫동안 동성결혼의 지지자였다"고 주장하는 클린턴의 태도도 반대편의 지적을 받아왔다.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도 중도와 진보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 민주당 경선토론 당시 진행자 중 한 명이 었던 CNN의 간판 앵커는 "자신의 말을 듣는 대중이 누구냐에 따라 정치적 신념을 바꿔 말하는 것이냐"라고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