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비호감 지워라" 미셸 오바마 VS 이방카 트럼프

2016-10-17 15:36
"미셸 오바마 가장 강력한 트럼프 저격수"
이방카 트럼프는 여성 유권자 설득 역할

[사진=EPA=연합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원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2016년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비호감들 사이의 전쟁이라는 점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모두 역대 대통령 후보들 중 가장 높은 비호감 지수를 기록했다. 때문에 각 캠프에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면 각 당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는 구원투수들은 누구일까? 

◆ 힐러리 클린턴의 가장 강력한 무기 '미셸 오바마' 

"미셸 오바마는 클린턴 캠프의 가장 훌륭한 대변자가 됐다" 미국 방송 CBC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더 대학의 커뮤니케이션 교수이자, '대통령의 파트너: 20세기의 영부인'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마이라 구틴은 CBC와의 인터뷰에서 "미셸 오바마는 (클린턴 캠프의) 매우 훌륭한 자산이다"이라면서 "힐러리 클린턴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미국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지지 유세에서 미셸 오바마는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음담패설을 한 트럼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미셸 오바마는 "(트럼프의 말들은) 내 뼛속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것은 정치에 관한 문제가 아니며,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의 문제"라고 맹렬하게 성토했다. 이날 연설에 대해서는 각계와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미국의 보수 논객인 글렉 백조차 "로널드 레이건이후에 가장 효과적인 정치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미국 민주당 대선 전당대회에서도 미셸 오바마의 연설은 극찬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문제를 물고 늘어진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비판하면서 "그들이 저열하게 행동한다면, 우리는 품격있게 행동한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말을 해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난 9일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자, 클린턴이 이 말을 이용해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미셸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젊은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P=연합 ]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후보 2차 텔레비전 토론이 끝나 뒤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큰 딸 이반카 트럼트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일하는 여성의 성공적 표상 이방카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에게 미셸 오바마가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는 이방카 트럼프가 있다. 트럼프의 큰 딸인 이방카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고위 임원과 동시에 선거운동의 핵심 보좌관 역할을 맡고 있으며, 아버지가 여성과 관련된 물의 발언을 할 때마다 방패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공화당 후보로 추대된 도널드 트럼프를 무대 위로 소개한 것도 이반카 트럼프였다. 그는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7월 21일에 찬조 연설자로 나서 성공적으로 연설을 마쳤다. 이반카는 “트럼프 그룹에는 남성 임원보다 여성 임원이 더 많다. 여성이 같은 임금을 받고 또 어머니가 되면 쫓겨나는 게 아니라 회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의 '친여성적'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반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버지의 거친 이미지를 순화하는 것이었다"고 CNN은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음담패설 테이프는 이반카에게도 넘기 힘든 고비처럼 보인다. 최근 트럼프를 둘러싼 일련의 스캔들에 대해 이반카 트럼프는 침묵을 지켰다. 지난 13일 선거 유세에 조용하게 다시 돌아온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언급은 없이 자신의 아버지는 "훌륭한 아빠"이며, 미국에 대한 큰 그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만 했다. 

한편 트럼프의 음담패설은 엄마이자, 자신의 브랜드까지 가지고 있는 성공한 여성 표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반카 트럼프의 처지까지 곤라하게 만들었다고 CNN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