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교도소 종전부지 '뉴스테이'로 변신…"임대료·도로교통 관건"

2016-07-16 08:10
비싼 땅값에 개발 미뤄졌던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 2303가구, 상업·편의 시설 건립
임대료 책정 및 교통난 해소 관건

2303가구의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과 상업시설로 탈바꿈하는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전경. [사진=국토교통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서울 구로구 고척동 소재 옛 서울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부지가 2303가구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로 탈바꿈한다. 토지지원리츠 1호 사업으로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지난 15일 방문한 영등포교도소 종전부지는 지장물 철거공사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한창이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교도소 건물은 철거가 거의 완료됐고, 구치소는 다음 주부터 철거가 본격화된다. 텅 빈 구치소 내부는 다소 을씨년스러웠다.

총면적 10만5087㎡, 준공업지역(용도지역)의 이곳은 2011년 영등포교도소가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하면서 폐허로 방치돼왔다.

지난해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당 부지의 일괄 매각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SK건설 컨소시엄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비싼 땅값으로 인해 사업이 무산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30일 사업자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이곳에 대규모 패밀리형 아파트(뉴스테이 등)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지는 공동주택용지, 복합개발용지, 공원, 공공청사, 임대산업시설용지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공동주택용지(2만8352m²)에는 지하 5층~지상 45층, 6개동 규모의 뉴스테이 1493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60㎡ 이하 518가구, 60~85㎡ 이하 975가구다.

복합개발용지(4만5887㎡)는 뉴스테이와 장기전세임대주택으로 개발된다. 지하 2층~지상 35층, 6개동에 전용 60㎡ 이하 249가구(장기전세 52가구), 60~85㎡ 이하 561가구(27가구)가 조성된다. 복합개발용지의 경우 연면적의 20% 이상에 대형 판매시설이 건설된다.

공공청사가 있던 자리에는 보건지소와 주민센터, 구로세무서 등이 세워진다.
 

옛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에 들어설 뉴스테이 등 조감도. [제공=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임대료는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 전용 59㎡가 보증금 2억1000만원에 월세 45만원, 84㎡는 보증금 2억4000만원에 월세 55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아 액수를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지원리츠를 설립해 사업자에게 토지를 저렴하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뉴스테이 임대료를 10% 이상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가 토비지용을 회수하기 위해 임대료를 높이지 않아도 돼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LH와 주택도시기금이 출자한 토지지원리츠는 임대주택리츠와 별개다. 그동안 사업자가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때 금리(연 3% 초반)보다 낮게 토지 임대료(연간 토지 시세의 2.5%)를 책정하게 된다. 땅값은 5100억원 수준으로 사업자는 약 1.0%의 차이 만큼 덕을 본다.

상가 임대료를 높게 책정해 상대적으로 뉴스테이 임대료를 낮추는 방법도 적용된다. 대형 유통업체를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상가 임대료는 모두 주택임대리츠에 귀속된다.

문제는 도로교통 여건이다. 도보 15분 내 개봉역과 양천구청역이 위치하고 인근에 10여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나, 영등포교도소 일대 도로 폭이 좁은 데다 고척돔구장 건립 떄부터 심각한 교통난이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사업 시행자인 LH는 지구단위계획에서 교통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주변 도로 6개 노선을 확폭·신설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임대산업시설용지와 함께 1만5191㎡의 도로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교통난 우려가 계속 불거질 경우에는 서울시와 추가로 논의한다.

국토부는 오는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토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2020년 3월 뉴스테이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보다 저렴하게 뉴스테이를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토지지원리츠를 활용한 뉴스테이는 5000가구 이상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