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겨냥 세르비아를 우군으로, 반대급부는 일대일로
2016-06-19 12:01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르비아를 국빈방문해 미국과의 대립각을 부각시키면서 남중국해 분쟁 등을 두고 세르비아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한편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매개로 한 경제협력안을 통해 양국의 긴밀한 관계 발전을 내세웠다.
1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17일(현지시간) 오후 세르비아에 도착한 뒤 1999년 5월 7일 미국의 오폭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당시 유고슬라비아의 중국대사관 터를 방문, 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32년 만인 시 주석의 세르비아 국빈방문 첫날 오폭현장 추모행사에는 세르비아에서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대통령과 알렉산다르 부시치 총리, 각료들이 모두 참석했다.
당시 코소보 전쟁의 세르비아 공습에 참가한 미국 공군의 오폭으로 중국대사관에서 3명이 숨지고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이후 미국이 유엔 결의도 없이 공습에 나서 의도적으로 중국대사관을 공격했다며 주중 미국 대사관 앞에서 거센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에 따라 오폭 사고후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한 중국 국가원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양국 정상은 아울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직접 당사국간에 우호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당사국간의 대화를 통한 해결은 중국이 주장하는 분쟁해결원칙이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세르비아 양국이 평화를 사랑하며 패권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국가"라며 노골적으로 미국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18일(현지시간)에는 양국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양국 정상은 우선 양국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또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산업, 금융, 기초시설(인프라) 건설, 무역, 에너지, 통신, 과학기술, 지방협력, 문화, 관광 등 분야에서 협정 및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의 수위도 대폭 높여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고위층 교류, 정부, 입법기관, 정당, 군대, 지방 정부 간 교류를 긴밀히 유지하고 상호존중, 평등, 호혜 공영의 원칙을 기초로 국제 및 지역 현안에서의 소통을 강화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의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과 세르비아는 전천후의 친구이며 중요한 협력동반자"라면서 정치적 상호신뢰 강화, 상호협력 심화, 국민 간 상호이해 증진 등을 통해 양국 협력의 무대를 부단히 확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니콜리치 대통령도 "두 나라 국민 간의 우정은 매우 깊다"며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 주석은 알렉산드르 부치치 총리와도 별도 회동을 갖고 '16+1(동유럽 16개국+중국) 협력'을 중심으로 한 양국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했으며 마야 고이코비치 세르비아 국회의장과도 면담했다.
시 주석은 19일부터 폴란드,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며 23∼2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서밋 이사회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