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방문 못한 마잉주 전 대만 총통, "하나의 중국 지지"

2016-06-16 10:54
마 전 총통 "92공식, 하나의 중국 원칙이 양안관계 발전 이끌어"
"홍콩 방문 거절된 이유 납득 어려워, 홍콩은 우리와 가까운 곳"

마잉주 전 대만총통이 '하나의 중국' 지지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지난해 11월 66년만에 성사된 양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대만 당국의 반대로 홍콩 방문이 좌절된 마잉주(馬英九) 대만 전 총통이 동영상 연설을 통해 '하나의 중국'에 대한 지지의사를 천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마 전 총통이 홍콩 방문 좌절로 참석하지 못한 '아시아출판업협회(SOPA)상' 시상식 동영상 연설을 통해 "92공식은 대만과 중국 양안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공동의 근간"이라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집권당이 지혜와 용기로 양안 관게를 잘 유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15일 보도했다. 92공식은 중국과 대만이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또, "대만 총통을 역임한 8년간의 양안관계 발전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위에서 가능했고 대만은 8년 연속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면서 "양안 정상 간의 역사적인 만남인 시마회(習馬會)가 성사된 것도 이러한 정치적 기반이 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 전 총통은 "리덩후이(李登輝), 천수이볜 전 대만 총통이 대만독립 노선을 걸으면서 양안관계 위기를 초래했다"며 "나는 지난 8년간 92공식을 기반으로 '불(不)통일·불(不)독립·무력불사용' 3대 원칙을 견지, 양안관계 발전을 이끌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 전 총통은 "홍콩 방문이 좌절된 이유도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홍콩이 그렇게 위험한 곳인지 처음 알았다"고 대만 당국의 제재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자신이 홍콩에서 태어났고 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쑨중산(孫中山·쑨원)도 홍콩에서 교육을 받아 혁명조직을 세웠으며 홍콩과 대만은 모두 '번체자'를 사용하는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당초 마 총통은 SOPA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대만 총통부가 12일 마 전 총통이 국가 기밀을 너무 많이 알고 퇴임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홍콩 방문 요청을 기각했다.

최근 중국 지도부도 대만 차이잉원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2일 푸젠성 샤먼시에서 개최된 '제8차 해협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중국 권력서열 4위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양안관계의 평화유지와 발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수호의 핵심은 92공식 유지와 '대만 독립'을 강력히 반대하고 통제하는 데 있다"며 대만 정부에 92공식 인정을 촉구했다. 

차이잉원 대만 신임 총통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1992년 양안회담 개최라는 역사적 사실만 언급하고 92공식은 거론하지 않는 등 애매한 입장을 보여 중국의 불만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