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년 만에 1450원 돌파…금융위기 이후 최고

2024-12-19 09:24
원·달러 환율 17.5원 오른 1453.0원 개장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년 만에 1450원 선을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계엄·탄핵이라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금리 인하 폭 축소를 시사하면서 급등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에 장을 시작했다. 2009년 3월 16일(1488.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준은 간밤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결정했다. 3차례 연속 인하를 통해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로 낮아졌고 한미 금리차는 1.5%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러나 연준 인사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는 내년 금리 인하 폭이 50bp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5bp씩 내릴 경우 '2회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9월 점도표에서 예상됐던 '4회 인하'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다시 높아짐에 따라 금리 전망 중간값도 다소 높아졌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늦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석 달에 걸친 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앞으로 통화정책 결정을 더 신중하게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위험선호 분위기 위축은 불가피하다"며 "오늘 환율은 상승 출발 후 강달러 압력에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이며 1450원 중반대 등락 흐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환율 상단을 저지하는 요인이다. 외환당국은 이날 오전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어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정치 상황과 결합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단호하게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