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명 거래 차일피일 … 카드업계 하루 손실 3억원
2016-05-17 16:40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이달부터 시행키로 했던 무서명거래가 지연되면서 카드사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밴대리점에 지불하는 전표수수료를 절반이나 절감할 수 있었지만 밴업계의 반발로 카드사들의 지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의 한달 손실액은 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가 카드 및 밴사의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무서명거래가 확대되면 밴대리점의 수익(전표수수료 37.5원)이 없어진다. 때문에 카드사와 밴사가 공동으로 부담해 밴대리점의 수익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분담률을 놓고 여전히 맞서고 있다.
지난달 협상에서는 카드사가 50%, 밴사가 35%를 밴대리점에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밴업계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무서명거래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양측의 이같은 상반된 주장으로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의 전면 확대는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와 밴협회 모두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중단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 단말기 프로그램 수정 등 밴사들과 밴대리점들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수수료 문제로 갈등이 심화되면 무서명 거래 확대 시행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결제건수는 80억 건으로 이 가운데 5만원 이하 결제는 약 80% 수준이다. 지난해 결제 건수 기준, 무서명거래 미시행으로 카드사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를 16원(전표수수료 37.5원의 절반)으로 책정하면, 하루 손실은 3억원에 이른다. 5월 한달 시행되지 않으면 카드사들이 입는 손실액은 90억원 수준이다.
카드사들의 손실이 계속되면 고객과 가맹점에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 축소 등을 통해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서명거래 확대 등 밴수수료 절감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업계간 이견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아 고객과 가맹점에게도 불이익이 주어질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