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이코노미증후군' 첫 사망자 발생...2차 피해 현실화

2016-04-19 16:18
동일한 증상 판정 환자 최소 18명...인명피해 늘어날 듯

일본 구마모토현 마시키 지역에서 19일 한 가족이 차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이틀 간격으로 대규모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자동차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대피 생활을 하다가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사망한 첫 사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연쇄 강진에 따른 인명 피해는 사망 45명, 실종 8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구마모토현 1055명을 포함, 규슈 5개현에서 1117명으로 추산된다.

NHK 등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구마모토현의 한 주택 주차장의 차 안에서 생활하던 51세 여성이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인은 폐 혈관에 피가 뭉친 폐혈전색전증으로, 경찰은 이른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생겨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항공기 일반석에서 장시간 앉아 이동할 경우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혈액 응고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증상을 말한다. 현재 지진 이후 자동차 안에서 대피 생활을 하다가 가슴 통증 등의 증세 때문에 병원으로 옮겨져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판정을 받은 환자는 최소 18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2명은 중태여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차 지진에 대한 복구 작업이 채 이뤄지기 전에 2차 강진이 일어나면서 현지에서는 자동차 안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전과 단수 등으로 주요 피난처도 무너져 내리자 주민 수천명이 2000여대의 차량에서 숙식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노령 인구가 많은 데다 온 가족이 한 차량에 머무는 경우도 많아 위생 문제뿐만 아니라 건강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간호사 등 의료진이 순회하면서 이른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전파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