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고령환자 임플란트 시술 기회 늘어났지만

2015-09-14 08:30
- 허영준 다인치과병원장

 

얼마나 많은 혜택 보느냐보다 시술도 잘쓰느냐에 초첨 맞춰야
10~30년 이상 제대로 사용하려면 체계적 진단·치료·관리·검진 중요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많아…협진 의료체계 갖춘 치과 찾아야

이제는 70세 이상도 임플란트와 틀니에 대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임플란트와 틀니의 건강보험 범위는 2012년 틀니 건강보험을 시작으로 계속 확대됐다. 특히 올해 7월 1일부터 개정된 건강보험에서는 기존 만 75세에서 만 70세 이상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더욱 늘어났다.

이번에 개정된 건강보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임플란트는 기존 어금니 한정으로 혜택을 제공했던 것에서 어금니·앞니 모두 포함으로 변경됐다. 평생 1인당 2개의 임플란트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틀니의 경우 부분 무치악 또는 완전 무치악 환자에게 7년 주기로 1회 보험 혜택이 제공된다. 고리형 부분틀니와 완전틀니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 완전틀니가 레진상에 한정됐던 것과는 달리 코발트 크롬류 등 금속상 틀니까지 혜택이 확대된다.

이처럼 확대된 건강보험 적용으로 많은 고령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보느냐가 아니라 임플란트나 틀니를 시술한 뒤 얼마나 오래 쓰고 잘 유지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한 번 시술하면 최소 10년에서 최대 30년 이상 안정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진단과 정확한 치료, 장기적인 관리·검진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라면 임플란트 시술 때 신경을 써야 할 사항이 더 많다.

임플란트란 상실된 치아의 치근을 대신할 수 있게 인체에 거부 반응이 없는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치근을 이가 빠져나간 치조골에 심어서 유착시킨 뒤 인공치아를 고정시켜 치아의 원래 기능을 회복하도록 하는 시술이다.

그런데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와는 조금 다른 특징을 보인다. 잇몸뼈가 파괴되거나 심하게 흡수된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이는 임플란트 시술을 꺼려 틀니나 브리지를 수년간 사용하거나 치아가 빠진 후 오랫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내버려뒀기 때문이다. 이처럼 잇몸뼈가 부실한 경우에는 바로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 어렵다.

잇몸뼈가 파괴되거나 흡수된 사람들에게는 ‘뼈 이식 임플란트’를 시술한다. 환자 자신의 뼈나 인공 뼈를 이식해 뼈의 양을 늘린 후 시술하는 것이다. 뼈 이식은 가능한 자기 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주로 엉덩이 뼈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임플란트를 심을 부위 근처의 턱뼈를 사용한다.

이와 함께 신경 써야 할 것은 전신질환 여부다. 고령 환자는 당뇨나 고혈압,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런 만성질환은 임플란트 시술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치과 치료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스트레스다.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혈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 환자가 임플란트 시술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과혈당이나 저혈당으로 인한 쇼크, 세균 감염, 상처 치유 지연 등의 문제를 우려해서다.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감에서 오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체내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하는 과혈당을 일으킨다. 치료로 인해 식사 시간이 늦어질 경우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다. 급격한 과혈당이나 저혈당은 쇼크나 실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당뇨 환자의 치과 공포를 더욱 높이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치료 전 혈당점검은 필수다. 시술 전날에는 무리하지 말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시술은 가급적 생체 활성이 양호한 오전에 당뇨 약 복용 1시간 정도 후 시작하는 것이 좋고, 저혈당 방지를 위해 아침은 꼭 먹어야 한다.

임플란트는 수술과 보철물 장착이라는 두 개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을 고려 중인 고령 환자라면 분야별 협진 의료체계가 갖춰진 치과를 찾는 것이 좋다. 면밀한 진단이 핵심인 만큼 환자의 치골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 병·의원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