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 "한국 효도문화 메르스 확산 키워...정부대처도 미흡"

2015-06-15 16:46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급속도로 확산된 배경과 관련해 한국의 효도문화가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왔다.

잔더빈(詹德斌) 상하이대외무역학원 교수는 15일 중국 화상보(華商報)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스는 주로 병원에서 확산됐고 환자의 다수가 문병을 갔다가 감염됐으며 일가족 식구들이 한꺼번에 감염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잔 교수는 "한국은 예로부터 유교 전통 사상의 영향을 받아 효도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집안에서 어른이 병에 걸리면 가족과 친지들이 문병을 가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병원들도 가족이 환자를 돌보거나 문병하는 데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있다"면서 "병실에 메르스 환자가 있을 경우 모든 문병자들이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며 문병한 사람이 이곳을 떠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잔 교수는 한국 정부가 메르스 관리 및 방어에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그 중 두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전염병 대처 경험이 없어 주도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조기 경계 조치가 미흡했고, 메르스 전염력을 과소평가한 데다 경각심도 낮아 격리조치 등을 충분히 이행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에 메르스 감염자가 중국에 오는 일까지 빚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메르스 발생 17일 만에 대중에게 메르스 경고메세지를 보내는 등 늦어진 대응 조치에도 각 부서간 협조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잔 교수는 한국 국민의 부족한 예방의식을 지적하며 메르스를 별일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심리 또한 메르스 확산을 일으킨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많은 한국 국민들이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요행심리를 갖고 있어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잔 교수는 "한국 정부가 초기 대응에 미흡했던 메르스 국면을 얼마나 빠른 시일 내 전환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