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품은 한화, 날아오른다

2015-05-10 13:12

[김승연 한화 회장]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한화가 최근 인수한 한화토탈(전 삼성토탈)이 역사적인 호황을 맞아 삼성빅딜 성과를 내고 있다.

‘M&A 승부사’ 김승연 한화 회장의 그룹 경영사에서 또 하나의 ‘신의 한수’로 추가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해 장기화된 화학업황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었으나 올들어 급격한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석유화학 폴리머 제품 부문 국내 1위(폴리에틸렌 등) 경쟁력을 지녔으나 원재료 수급 불안의 리스크가 컸는데 한화토탈이 이 문제도 해결해 줬다.

한화토탈이 생산하는 에틸렌, 파라자일렌(PX), 스티렌모노머(SM), 에틸렌글리콜(EG) 등 화학 기초유분 및 제품이 모두 시황 호조를 보이고 있고, 특히 에틸렌은 최근 시황이 수년래 최고치인 역사적 고점을 찍었다.

에틸렌은 유럽과 중국의 에틸렌 설비(NCC) 가동차질로 인해 공급부족이 심해졌고 전방 수요 업체들의 재고 확충용 수요회복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 제품의 원료값 대비 스프레드(가격차) 마진은 3월 t당 500~600달러 수준이었는데 4월 초 700달러대로 급등해 월말에는 900달러에 육박했다.

에틸렌 가격 상승 폭이 워낙 크다보니 전방 제품인 폴리에틸렌과 가격이 같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NCC 없이 외부에서 에틸렌을 조달하는 화학업체들의 경우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대림산업과의 합작사인 여천NCC가 에틸렌을 생산하는데, 합작사인 만큼 자체 NCC를 보유한 경쟁사들에 비해 수급 안정성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된 한화토탈은 한화에 에틸렌 수혜를 안겨주는 것과 동시에 수급 고민도 덜어주게 됐다.

한화측은 한화토탈 인수로 인해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가 세계 9위 수준인 291만 톤으로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PX는 중국 드래곤아로마틱스의 푸젠성 장저우시 소재 연산 80만톤 규모의 공장 폭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시황이 급등했다. PX 스프레드 마진은 3월 t당 300달러에서 4월 400달러 안팎의 수준까지 확대됐다.

SM도 동북아 정기보수와 중국 재고 감소 등으로 가격이 급등해 견조한 마진 수준을 보인다.

EG 역시 중국 난징 NCC의 플랜트 폭발 사고에 따른 20만톤 가동 중단과 더불어 중국 전방 폴리에스터 생산업체들의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시황이 강세다.

한화토탈은 또 정유사업에서 정제마진 회복세와 주요 원료인 콘덴세이트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한화는 한화토탈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의 독점적 시장지위를 확보함으로써 한화첨단소재의 시트, 한화큐셀의 태양전지로 이어지는 태양광 시너지도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중국 폴리염화비닐(PVC) 공장과 태양광 사업의 적자 등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향후 한화토탈 인수에 따른 저가원료 투입효과로 화학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