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시행 11년째 '생계형 성매매 여성 보호vs성매매 폐해 억제효과' 찬반 논란 여전
2015-04-08 09:32
여성을 도덕적으로 재단하고 처벌하는 데 중점을 둔 윤락행위방지법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을 받고 성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
성매매특별법 제정은 2000년과 2002년 집창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이뤄졌다. 성매매 문제를 인권의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다.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집장촌의 한 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2층에 있던 성매매 여성 5명이 사망했다. 이때 현장에서 발견된 한 권의 일기장에는 쇠창살이 있는 방에서 매를 맞으며 성매매를 강요당했던 여성들의 고뇌와 잔혹한 실상이 담겨 있어 사회적으로 충격을 일으켰다.
2002년 1월 군산 개복동의 성매매업소에서도 불이 났다. 이 불로 성매매 여성 14명이 비참하게 사망했다.
이로써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성매매 피해여성을 보호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는 2004년 2월 성매매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성을 상품화해 사고파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성매매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집장촌 단속이 이뤄졌다. 문제는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농성을 벌이던 성매매 여성들이었다. 성매매여성을 보호하려고 했던 성매매특별법이 오히려 생계형 성매매여성들의 처지를 어렵게한 것이다.
결국 성매매특별법은 시행 9년여 만인 2012년 말 성매매 여성의 신청과 법원의 제청으로 위헌법률심판대에 올랐다.
오는 9일 헌법재판소에서 성매매특별법 위법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첫 공개 변론이 열린다.
한국여성변호사회 대변인을 지낸 강연재 변호사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다고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성매매가 불법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성매매 폐해를 그나마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계 때문에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만 피해를 본다는 위헌 쪽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강자 전 서장은 "처벌받은 생계형 성매매여성들은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다. 처벌보다는 자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위헌론에 힘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