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죽음의 네트워크' IS 해체 천명...국제사회 동참 촉구

2014-09-25 12:01
IS 분파 '준드 알 칼리파'...프랑스인 인질 참수 동영상 공개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를 '죽음의 네트워크'로 규정하며 IS 격퇴를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했다. [뉴욕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를 '암덩어리'에 비유하며 근절 의지를 드러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IS를 '죽음의 네트워크'로 규정, 검은 영향력으로 전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IS 격퇴를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 연설에서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을 넘나들며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호소했다. 

그는 "미국은 광범위한 국제연합전선과 더불어 이 죽음의 네트워크를 반드시 해체할 것"이라면서 "이미 전 세계 40여 개국이 동참의사를 밝혔으나 오늘 이 자리에서 더 많은 국제사회가 이러한 IS 격퇴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와 같은 살인자들이 이해하는 언어는 오로지 '무력'뿐으로, 우리는 IS를 격퇴하기 위해 공습 등 군사력을 계속 동원할 것"이라며 IS 분쇄를 거듭 천명했다. 아울러 IS의 자금줄을 끊고, 외국인들이 IS에 합류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총회 직후 오바마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외국인들이 시리아 등의 테러단체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 파병'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혼자 싸우지도 않고 지상군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미국과 이슬람 동맹국들은 사흘째 시리아 IS 근거지 공습을 이어갔다. 이날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IS의 자금줄이라 할 수 있는 시리아 동부 마야딘과 하사카, 아부카말의 정유시설 12곳 공습을 단행했다. 

미 국방부는 IS가 이 시설들을 이용해 하루 300∼500배럴의 정제된 석유를 생산, 하루 200만달러 정도를 벌어들여 왔다며 이번 공습으로 IS의 지도력과 작전 수행능력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미국을 선두로 한 국제사회의 공습 움직임이 거세지자 IS는 지속적으로 강력 보복을 시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날 IS의 연계조직인 '준드 알 칼리파'가 프랑스인 인질 참수 동영상을 공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공습에 대한 보복의 칼날을 국제사회 전체로 겨냥하면서 긴장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준드 알 칼리파는 원래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 소속이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알카에다에서 떨어져 나와 IS 지지를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에게 보내는 피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프랑스 인질 에르베 구르델(55)은 등 뒤에 손을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고, 마스크를 쓴 4명의 납치단체 조직원들은 뒤에서 구르델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구르델이 참수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으나, 조직원 한 명이 잘린 구르델의 머리를 든 장면은 찍혀 있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원 가운데 한 명은 "프랑스 십자군 범죄자들이 알제리와 말리, 이라크에서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 성명을 아랍어로 낭독했다. 이는 지난 19일 프랑스가 국제사회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의 IS 격퇴 작전에 동참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준드 알 칼리파는 앞서 22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24시간 안에 이라크 내 IS에 대한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구르델을 살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잔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범죄자들을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테러범들의 협박에 굴복할 수 없다"면서 이라크 내 IS 공습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살해된 구르델은 프랑스 남부 니스 주변에 있는 메르콩투르국립공원에서 일하는 산악 가이드로, 지난 21일 등산을 하고자 차를 타고 알제리 티지 우주의 산간 지역을 지나던 중 준드 알 칼리파에 납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