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조기 전당대회냐 비대위 체제냐’ 갈림길

2014-07-31 08:42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왼쪽),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7·30 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31일 전격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26일 야권통합을 단행한 두 공동대표가 불과 4개월 만에 ‘동반 퇴진’ 의 멍에를 쓰게 되는 셈이다.

김한길·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긴급 회동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거취 문제를 논의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의 갈림길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다만 당내 강경파인 친노(친노무현)그룹과 486그룹 내부에서도 조기 전대에 신중한 입장인 알려져 내년 3월까지 박영선 비대위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 당장 8월부터 1차 국정감사와 예산·결산 국회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서다.

6·4 지방선거 직전 정치권의 정계개편을 뒤흔들었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이 같은 결심에는 7·30 재·보선 참패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도권 6곳 중 수원정(영통)에서만 박광온 후보가 당선된 데다 충청권의 참패와 적신호가 켜진 호남 수성 등이 맞물리자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왕의 남자’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49.4%로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40.3%)를 크게 앞서면서 두 공동대표를 궁지로 몰았다.

이는 ‘기동민·권은희’ 전략공천 논란과 세월호 참사 프레임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두 공동대표가 원칙 없는 전략공천을 강행하면서 제1야당의 명분과 실익을 모두 놓쳤다는 얘기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재·보선 내내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인사 참극 등 여당의 실책에 편승하는 ‘하수 전략’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비노(非盧·비노무현)의 역습으로 불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승부수가 실패한 까닭도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

제1야당의 새 판짜기가 가시화됐지만, 당 내부에서 분출하는 친노(친노무현)그룹과 비노(비노그룹)의 계파 갈등과 ‘진보 강화론과 중도 강화론’의 노선 투쟁이 극에 달하면서 당이 격랑 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