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정치9단] 재보선 D-1 '보수 텃밭' 부산 금정구 주목…'정권 심판' 바람 어디까지 부나

2024-10-15 07:00
尹 지지율 최악 흐름 속 최대 관전 포인트

7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인쇄소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10월 16일)의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간 가운데 선관위 관계자가 인쇄된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야는 각자 텃밭 사수를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호남 맹주'를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영광군·곡성군뿐만 아니라 야권 후보 단일화 기세를 타고 부산 금정구도 넘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보수 텃밭' 금정구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악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여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정권 심판론' 바람을 무시하긴 어렵다는 말도 나옵니다. 

금정구는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국민의힘이 당연히 지켜야 하는 곳으로 만약 민주당에 뺏긴다면 여권에 불어닥칠 '책임론 후폭풍'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회 줬더니 침례병원 폐쇄" vs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하겠다"
​​​​​​범야권은 단일대오를 구축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4일 금정을 찾아 "윤석열·김건희 공동 정권을 밀어주고 박수쳐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남자 최순실' 명태균이 국정을 농락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8번의 선거 중에서 7번 국민의힘 구청장을 했다"며 "7번의 기회를 줬더니 침례병원 문을 닫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역 최대 현안인 침례병원은 2017년 병원주의 파산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금정구민들은 관련 토론회와 청와대 앞 집회 등 침례병원 정상화를 위한 행동에 나섰지만, 마땅히 진척된 건 없었습니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박형준 현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국민의힘도 침례병원 정상화를 1호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침례병원 문제, 상권 활성화 문제, 개발 제한 문제, 태광산업 부지 문제, 금정에 맞는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문제"라며 "그 아름다운 금정의 길 위에 다 있었다. 저희가 즐거운 마음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野 김경지, 국힘 윤일현에 오차범위 내 우세…여권 악재 확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에브리리서치가 뉴스피릿·에브리뉴스 공동 의뢰를 받아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45.8%, 윤 후보가 42.3%로 오차범위 내에서 김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이를 두고 명태균씨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연이은 폭로에 여권 악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부산 금정구는 2018년 지방선거 딱 한 번 이긴 곳"이라면서도 "정권 심판에 대한 기운이 높고, 지난 총선과 다르게 부산 유권자들 판단이 달라질 거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좀처럼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윤 대통령 지지율도 이 같은 흐름에 한몫 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지지율은 25.8%였습니다. 정부 출범 이후 긍정 지지율 최저치를 기록한 2주 전 조사(9월 23~27일)와 같습니다. 
 
김영배 '실언' 논란 변수…전임 구청장 유족, 사자명예훼손 고소
국민의힘은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최근 실언을 고리로 표를 끌어모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 겁니까'라고 적었다가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습니다. 전임인 김재윤 금정구청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지난 6월 병환으로 사망했습니다. 

김 전 구청장 유족은 14일 김 의원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금정구의회 의원들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는 오직 정권심판만 외치고,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단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이라도 민주당과 김경지 후보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하고, 발언 당사자인 김 의원은 엄중한 사법적 판단을 받길 바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의 발언은 분명 부적절했지만,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하진 않는 상황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인이 대리인에게 신상필벌을 엄히 해야 주권이 제대로 작동한다"며 "부산에서 야권 단일후보 승리는 무엇보다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가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굳건하게 힘을 모아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