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유가 상승에 금값도 '껑충'

2011-02-22 10:47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국제 유가와 금값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원유 가격이 동조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22일자에 따르면 유가는 2008년 9월 이후 2년반래 최고치를 새롭게 경신했으며 금값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리비아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유가 공급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21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5.3% 오른 107.93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도 배럴당 5달러 이상 상승한 95.39달러를 기록했다.

무아메르 카다피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지난 주말 소요사태가 리비아의 유전이 파괴되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자 유가가 뛰어오른 것이다.

빌 벨쉐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20달러, 30달러 치솟는 경우 다시 글로벌 침체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줄리안 제솝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는 두 가지 이유를 들며 아직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소규모 산유국이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가 부족할 경우 사우디 아라비아가 조금만 생산을 늘려도 부족분이 쉽게 상쇄된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어 그는 “유가는 지난해 여름부터 계속 상승해 왔으며 이는 여전히 글로벌 수요 급증을 반영하는 것이지 지정학점 위험이나 공급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다”고 두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7주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불안정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더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로 투기 세력이 대거 매입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독일 2위 은행 코머즈방크는 “금 순매수세가 여전히 지난해 10월 수준 이하이기 때문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며 이같은 이유로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