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삼킨 리비아 사태, 정유·금융株로 방어

2011-02-22 09:57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리비아사태가 내전으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증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유가가 기록적인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유가상승에 방어 업종인 정유주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금융주를 추천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970선대로 추락해 거래되고 있다.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확대된 탓으로 보인다.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가기구(OPEC)에서 8번째로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이로 인해 세계 3대 지표 원유 가격이 일제히 기록적인 급등세를 나타냈다.전날 기준으로 한국 원유가격의 지표인 두바이유 가격은 2년 5개월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배럴당 94.30달러대까지 치솟아 2008년 10월 이후 2년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지표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한때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중동지역 불안이 국제 유가를 자극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동지역 정정불안이 국제유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중동지역 소요와 국제유가 상승이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유가까지 급등을 하면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에 대해 "유가에 대한 부담이 큰데다 유럽계 은행들이 이에 대한 리스크가 큰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탈리아계 은행을 비롯해 유럽은행들이 리비아에 많이 진출해 있어 그만큼 위험 노출이 큰 상황"이라며 "당분간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주형 팀장은 "이번 리스크는 시장 전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업종별 전략을 논하기 힘들지만 유가상승에 방어 업종인 정유 업종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금융업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화학이나 정유주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가격을 전가하지 못하면 이익이 훼손될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플랜트 업체와, 자원개발 테마주, 태양광, 풍력 대체에너지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