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부터 11일(현지시간) 나흘 간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진화가 돋보이는 전시가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 자동차 유리창의 개념을 깨는 새로운 기술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향후 디스플레이의 진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장이 됐다는 평가다.
노트북용 롤러블 ‘세계 최초’ 선보인다
오는 4월, 세계 최초로 노트북용 롤러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나올 전망이다.
이 제품은 키패드 아래 부분에 숨겨져 있던 패널을 세로로 확대시킬 경우 화면이 약 50% 커진다. 평소에는 5:4 화면비·14인치 크기의 일반적인 형태의 노트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화면을 늘리면 8:9 화면비·16.7인치 대화면으로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패널 제품에 롤러블 기술을 비롯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패널에 적용 중인 무편광 저전력 기술과 ‘에코 스퀘어 OLED’를 노트북 제품 처음으로 적용했다. 에코 스퀘어 OLED는 업계 최초로 편광판 기능을 패널에 내재화한 ‘OCF(편광판 내재화)’ 기술이다. 그 결과 패널 두께가 줄고 소비전력은 약 30% 개선됐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가 워치용으로 나올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워치용 마이크로 LED는 폴리이미드(PI) 기판에 3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적·녹·청 색상의 LED 칩을 약 70만 개 담아 2.1형 직사각형 모양의 워치용 패널로 구현한 제품이다. 326 PPI(Pixel Per Inch) 해상도와 최고 휘도 4000니트(nit)를 달성했다. 이는 기존 공개된 워치형 제품 중 최고 수준에 해당된다.
회사 측은 마이크로 LED에 대해 “별도의 광원 없이 개별칩이 화소를 구현하는 무기 발광 디스플레이로 고휘도, 높은 신뢰성, 저소비 전력 등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앞 유리에 모든 정보가 뜬다··· 2027년 제품 상용화 기대
현대모비스는 올해 CES에서 차량 앞 유리창(윈드쉴드)을 활용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아 전기차 EV9에 탑재해 글로벌 시장에 첫 공개했다.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이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세계적인 광학 기업 독일 자이스(ZEISS)와 공동 개발 중이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선행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개발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2027년부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물리적인 디스플레이 장치 없이 차량 유리창이 그대로 스크린이 된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됐던 디스플레이 장치는 모두 사라지고, 대신 앞 유리창 하단에 차량 사용에 필요한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 각종 콘텐츠들이 구현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바깥에서 보면 그냥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안에서는 온갖 정보가 생생히 전달되는 것”이라며 “높은 밝기와 색재현율을 통해 밝은 외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차량 전면 유리창(윈드쉴드) 어디에나 이미지나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즉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자 필요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이는 HOE(Holographic Optical Element)라는 광학 소자를 활용한 특수 필름을 사용하기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