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 한국외교협회 신년회 신년사에서 "전례 없는 지정학적 대 격동기에 기민한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이어 극한으로 치닫는 여야 대립으로 한국의 국제 이미지와 외교 활동에 대한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조 장관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정치권이 각성하면서 더 나은, 더 완벽한 민주주의를 향해 노력해야 하고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극복하고 화합과 통합·치유의 정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국내 정치 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우리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해서 그동안 우리가 공들여 쌓아온 외교적 성과를 우리 스스로 폄훼하고 부정하며 가던 걸음을 멈추거나 방향을 틀기에는 작금의 국내외적 도전이 너무나 복잡하고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야당 중심으로 제기된 비판을 언급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정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가치 외교에 매몰돼 우리 외교를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며 "가치와 국익을 상충하는 개념이나 양자택일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이 지난 70여년간 여러 국내적인 난국을 극복하고 지켜낸 소중한 민주적 가치들을 대외정책에서는 소홀히 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하며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한 유연성은 필요하겠지만 우리 외교가 지향해야 할 목표와 비전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장관은 올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일본과는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올해 일본이 의장국을 맡게 돼 있는 한일중 협력도 더욱 활성화해 역내 주요 소다자 협의체로 안착시키고자 한다"며 "조만간 방한하게 될 이와야 (다케시) 외무대신과 이 모든 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