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퍼펙트 스톰'과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신년회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향후 비전에 대한 질문부터 수소모빌리티 사업계획, 경쟁력 등 자유로운 주제로 정 회장과 경영진이 임직원들과 소통했다. 정 회장은 고객, 도전을 수시로 발표 내용에 녹여내며 위기를 헤쳐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룹의 향후 50년 비전을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은 "제대로 된, 품질보장 된 제품을 단계적으로 내놓으며 고객을 만족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후세대가 잘 살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열사 수장들의 올해 전략발표가 이어진 뒤에도 정 회장은 "고객에 잘하는 것이 기본적인 사회공헌활동(CSR)이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 격려의 메시지로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행동이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순신 장군은 조선시대 임진외란 때 주변을 챙겼고 엔지니어링으로서의 정신과 문과적인 식견이 탁월했다"며 "이러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차 출시와 인프라,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등 확장된 친환경차 생태계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각각 417만4000대, 321만6200대 등 총 739만여 대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2.2% 늘어난 수준이다. 장 부회장은 "볼륨보다도 내실, 얼만큼 질적 성장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내연기관부터 전기차, 하이브리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로 미국 관세 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기아 EV9에 이어 올해 아이오닉 9이란 대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수요를 겨냥한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사바나 투자 프로젝트인 HMGMA를 최대로 활용할 준비가 돼 있고 향후 몇년간 연간 30만 대에서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출시를 통해 새로운 세그먼트에 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타스만, EV9 GT 등 출시로 신차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 하반기 PV5를 출시해 화물수송, 여객 수송 등 기업간 거래(B2B), 기업간 소비자 거래(B2C) 신규 시장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EV3와 출시를 앞둔 EV4, EV5의 모델당 글로벌 판매는 10만대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에 대해 장 부회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팰리세이드 후속을 비롯해서 하이브리드 모델 등으로 내수 판매를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