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장보다 1.3원 오른 1469.7원을 기록했다. 개장 후 위안화 약세 동조화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88을 기록하고 있다. 109를 넘은 지난주보다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고점 수준이다.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 등 동반 악재에도 원화 약세 폭이 크지 않은 건 국민연금이 2년 만에 환 헤지 가동에 나설 것이란 재료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환율이 기존 분포의 1% 바깥에 해당하는 극단값까지 오른 상황이 5거래일 이상 지속되면 해외 자산의 10%까지 환 헤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도 "곧 국민연금에서 환 헤지 물량이 나오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환 헤지가 수급 부담을 완화해 단기간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킬 순 있지만 펀더멘털을 바꿀 요인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강달러 지속과 수출 둔화, 트럼프 재집권 등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할 변수가 수두룩한 탓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 헤지는 환율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단기 변동성을 줄이는 수단"이라며 "환율 방향성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경기 상황과 미국의 달러지수 흐름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환 헤지 물량이 소화됐다는 소식이 나오면 다시 경계감이 풀리면서 다른 변수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며 "트럼프 취임 이후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아직 잠재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트럼프 취임 후 쏟아지는 정책들로 무역량이 축소돼 우리 수출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며 "환 헤지 실시에도 1500원 돌파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