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로 인한 수익성과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AI 연구개발(R&D)에 수조원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마이스소프트(MS)·구글·아마존·메타 등이 연례 재무보고서에 AI를 위험요인으로 꼽으면서 수익성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고민' 보고서에 따르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08개 기업이 '생성형 AI'를 연례재무보고서에 언급했고, 이들 중 75개 기업(69.4%)가 회사의 '위험 요인'으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요인과 이점을 같이 기재한 기업은 24개(22%)고, 이점만 기재한 기업은 9개(8%)에 그쳤다. 또 500개 기업 중 281개(56.2%) 기업이 AI를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았고, 이는 2022년(49개)과 비교해 473%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투자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수익성을 확보하기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기술 투자가 실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이 불확실하다"면서 "다수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수요 선점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AI가 빅테크 기업들의 기존 주력 사업보다 낮은 이익률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알파벳과 MS, 아마존과 메타 등 모두 투자 대비 충분한 성과를 확인하지 못할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투자 비용을 고려했을 때 AI 기술 혁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메타는 재무보고서에 AI 사용이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향상시키거나 수익성 등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언급했다. 짐 코벨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AI 기술 개발과 실행에 소모되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AI는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의 AI 기술력은 그러지 못하다"면서 "산업계에선 AI 기술과 인프라가 발전하면, AI 개발과 유지 비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가정에 너무 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별 국가마다 상이한 AI 규제와 규범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구글은 EU의 AI 법안과 특정 AI 모델의 사용과 개발 규제를 담은 미국의 행정명령을 예시로 들면서 직접적인 금전적 처벌이나 기타 규제 조치 등 법적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타도 AI의 법·제도가 국가별로 일관되게 정립되지 않으면 특정 시장에 특화한 서비스를 조정하는 데 상당한 자원이 투입될 수 있고, 각국의 AI 법·제도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정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