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두고 한국 증시가 4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보이면서 양대 시장 지수가 계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탄핵안 가결로 이달 국내 증시 부진을 심화시킨 정치적 불확실성 변수 하나가 제거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50% 오른 2494.4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1748억원, 820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1398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도 1.52% 오른 693.73에 마감했다. 개인이 283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40억원, 13억원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선 대통령 탄핵을 통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이 뚜렷한 반등세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탄핵 (가결) 베팅 확률과 동조화하며 이번주 반등을 이루고 있다"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비우호적 경제 상황에 더해 정치 리스크가 더해진 시장은 탄핵을 하나의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 심리를 거쳐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면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코스피는 4.5% 하락 후 탄핵안 가결을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고 헌법재판소 탄핵안 인용 후 본격적으로 안정화했다"며 "정권 교체 기대가 반등 모멘텀을 강화시켰던 과거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자들과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도 탄핵안 가결을 통한 정치 불확실성 완화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와 대비되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가 코스피를 지지하고 있다"며 "계엄령 사태에도 불구하고 12월 수급 특징인 외국인 선물 매수와 기관 프로그램 매수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주부터 올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남은 거래일 동안의 증시 방향성은 미국과 중국의 금융·경제정책 관련 상승 동력이 얼마나 작용할 것인지에 달렸다. 현지시간 17~18일 진행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지난 12일 종료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의 경기부양 정책 구체화 시 국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영향은 단기적이었고 중장기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가 좌우했기 때문에, 중국 경기부양책 세부 내용과 다음주 FOMC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며 "FOMC 결과가 매파적이면 고밸류 성장주에 부담 요인이며 미국 연말 소비 확대 기대감에 중국 부양책이 가세하면 화장품·음식료 등 중국 소비주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