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1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 방안을 변경·구체화해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2년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최근 유럽집행위원회(EC), 미국 법무부(DOJ) 등도 두 회사의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완료했다.
공정위는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40개 노선에 대해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비율을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구체화했다. 당초 공정위는 2022년 당시 코로나19 여파를 가늠할 수 없는 만큼 공급 좌석수 비율을 추후에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일부 노선에 부과한 운수권, 슬롯 등의 반납 시정조치도 수정했다. 운수권은 특정 국가에 취항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로 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하는 것이다. 슬롯은 공항의 처리용량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시간당 가능한 공항 이착륙 횟수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기업결합을 진행할 당시 운임 인상 등 경쟁 제한이 우려되는 40개 노선에 다른 항공사가 진입할 때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반납은 기업결합일 이후 이행하도록 했지만 외국 경쟁당국의 시정조치에 따라 결합일 이전에 발생한 반납도 이행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EC는 결합 승인 조건에 따라 유럽 4개 노선에 티웨이항공이 진입했다. DOJ는 미국 5개 노선에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EC, DOJ 등의 법집행 차이에 따른 것인 만큼 실질적인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정거래조정원이 결합회사에 부과된 시정조치 이행을 일부 감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항공운임 인상, 항공 마일리지의 불리한 변경 금지 등을 공정위와 조정원과 함께 감독할 수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이행감독위원회를 마련하고 시정조치 이행을 관리·감독한다.
구태모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2021년 1월부터 시작된 기업결합 심사가 4년여 만에 종결된 것"이라며 "기업결합 이후 과도한 운임 인상, 공급 축소, 마일리지 개악 등 시정조치 위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1마일리지가 대한항공 0.7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아직 협의된 부분은 아니고 관련 자료를 제출받지 않았다"며 "확정된 내용이 아닌 만큼 소비자의 유불리 등을 연계해 마일리지 제도 통합 승인을 신속하게 마무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통합 마일리지 방안이 시행되기 전까지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마일리지 제도를 불리하게 변경하지 말 것을 규정했다"며 "마일리지의 시장 가치가 회사의 재무 구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공정위에서 가이드를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