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 韓·佛, 정치 불안에 경제도 휘청…"美 시장 투자 이유"

2024-12-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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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원, 4일 바르니에 내각 불신임 투표 가결

내각 3개월 만에 내각 총사퇴

프랑스, 유럽 경제 둔화 우려

블룸버그 "미국 자산 투자 고집해야 하는 이유"

4일현지시간 프랑스 바니에르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 가결을 보여주는 하원 의회 전광판사진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바르니에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 가결을 보여주는 하원 의회 전광판.[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치적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프랑스 역시 62년 만에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면서 불안정한 정국을 맞고 있다. 세계 주요 민주국가이자 선진국인 한국과 프랑스가 잇따라 정치 불안으로 경제·금융시장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이날 좌파 연합과 극우 국민연합(RN) 주도로 보수 성향인 미셸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정부가 하원의 불신임안 가결로 붕괴된 것은 1962년 이후 62년 만에 처음이며 바르니에 내각은 출범 90일 만에 총사퇴하게 됐다. 이는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최단 재임 정권이다.

바르니에 정부와 야당은 최근 한국과 같이 내년 예산안을 두고 대립해 왔다. 바르니에 정부는 국가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해 공공 지출 감축과 증세를 주장한 반면 야당은 사회 복지 축소 등을 이유로 정부 예산안에 반대해 왔다.

이에 프랑스는 바르니에 정부 붕괴로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심지어 좌파 정당 일부는 바르니에 정부뿐만 아니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체의 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정치적 혼란은 유럽에는 최악의 시점에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재 유럽은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과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국과의 무역 전쟁 등 각종 과제에 대처하는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평했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은 경제적 위기로도 번질 수 있다. 당장 프랑스는 내각 총사퇴로 내년 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독일이 2년째 역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프랑스마저 경제가 둔화한다면 유럽 전체 경제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달 말부터 프랑스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0여 년 전 유로존 채무 위기의 진앙이었던 그리스의 국채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고, 프랑스 주가지수 CAC40은 연 저점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네덜란드계 은행 ING의 미힐 투커 선임 유럽 금리 전략가는 "그리스 금리가 프랑스 금리를 넘어선 상징적 사건은 상당한 이정표"라며 "역사적으로는 고정된 순위가 있었다. 그리스가 가장 위험하고 다음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순이었는데, 이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 국가들의 순위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이자 선진국인 프랑스와 한국이 잇따라 정치적·경제적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투자 매력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뉴욕 증시는 나스닥 등 3대 주가지수 모두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다른 글로벌 증시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과 프랑스 상황은 미국 시장 투자를 고집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전하며 "미국 예외론이 조만간 끝날 것 같지는 않고 2025년까지는 유지될 것 같다"고 엠마누엘 카우 바클레이스 증시 전략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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