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와 국민, 투자자들도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6시간 계엄’ 사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증시에는 한국 계엄 관련 밈(meme·유행성) 주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중국중앙TV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3일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타전했다. 이어 4일에도 야당의 퇴진 요구 등 관련 상황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중국 포털과 소셜미디어도 한국 계엄 사태 관련 소식으로 도배됐다. 이날 오전과 오후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실시간 검색이 1위는 각각 ‘한국 대통령 계엄령 선포’ ‘한국 대통령실 실장·수석 전원 사의 표명’이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도 ‘간밤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원화 가치 급락’ 등 한국 계엄 관련 검색어가 1위를 비롯해 10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오후 들어서는 '머스크 반응' '통조림 사재기' 등이 검색어로 떠올랐다. 특히 해시태그(#) '한국 대통령 계엄령 선포'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조회 수가 10억건을 넘어섰고, 댓글도 21만개 이상 달렸다. 누리꾼들은 “충격적이다” “한국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 “재한 중국인들 모두 조심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만·홍콩 등 중화권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메인 화면 절반 가까이를 할애해 ‘한국의 6시간 계엄령 사태는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간밤 계엄령 선포에서 해제까지…무슨 일이 있었나’ 등의 기사를 내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6년 탄핵된 박근혜 전대통령의 전례를 소개하며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 분석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한편 중화권 증시는 계엄 사태보다는 미·중 무역 마찰과 중국 정부 부양책 등 자국 이슈에 반응하면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3시(현지시간 오후 2시)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1% 올랐고,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 0.14%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로 오히려 중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에 반도체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0.19% 올랐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중신궈지(SMIC) 주가는 중국, 홍콩 증시에서 각각 1%, 2% 넘게 뛰는 중이다.
다만 한국 계엄 사태와 관련해서 중국 증시에서 이른바 밈주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어 기업명이 '한국의 강과 산을 만든다'로 풀이될 수 있는 상하이 소재 건축자재 업체 한젠허산(韓建河山)은 상한가를 찍었다. 한국 성씨인 '김'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진타이양(金太陽)과 진정다(金正大) 주식은 장중 한때 각각 6%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그들(중국 증시 내 밈주식 투자자)은 일반적으로 동음이의어(특정 이름이나 문구와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를 기반으로 주식을 사들인다"면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기 있었던 밈주식은 소프트웨어 제조사 촨다즈성(川大智勝·WiseSoft)였다. 기업명이 '트럼프(川普)가 큰 지혜(大智)로 승리한다(勝)'고 말하는 것과 발음이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