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라고 공개 압박했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의 취임일을 인질 석방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지옥의 대가’를 맛보게 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트럼프는 2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5년 1월 20일(취임일) 이전까지 (이스라엘)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는다면 중동 지역과 인류에 반(反)하는 만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지옥의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트럼프의 발언과 관련해 AP통신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에 미군을 참여시키겠다는 위협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납치했다. 현재 100명 정도가 여전히 억류돼 있으며 이 중 3분 1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인질을 납치한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재임 시 중동 정책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다룰지 보여주는 첫 신호”라고 짚었다.
트럼프의 이날 경고는 하마스가 인질인 이스라엘계 미국인 에단 알렉산더의 영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알렉산더는 영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우리를 버렸다”고 비난하며 트럼프에게 “미국의 영향력과 힘을 사용해 우리의 자유를 위해 협상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인질들의 귀환을 촉구하며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전쟁 기간 인질 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친 전쟁이 계속되면 인질들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 너무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을 하라”며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영국 대사 후보자로 금융서비스 업체 ‘스티븐스’의 워런 스티븐스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스티븐스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300만달러(약 42억원), 이번 대선에서 100만달러 이상을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