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날 도쿄발 기사를 통해 이시바 총리가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20일에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같은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서한에서 대미국 최대 투자국이 일본임을 설명하면서 “투자 증가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이 되고 동맹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미·일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해졌다면서 “4년간의 성과에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인수 계획의 승인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서한에서 “일본제철은 US스틸 직원들을 지키는 데 깊이 헌신하고 있으며,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일본과 미국의 철강업체가 선진기술을 융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 철강생산 능력 강화와 고용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답장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별 기업의 경영과 관련된 사안으로 언급을 삼가고 싶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미·일 양국 경제 관계에 대해서는 “평소부터 정상 간을 포함해 일·미 간에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 개별 사안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미국 산업화 상징으로 꼽히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20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2월 말까지 인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이 반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진영이 노조 표를 노리고 정치 쟁점화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새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로이터는 “이시바 총리가 미국 측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은 일본 정부의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라면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민간 기업의 일이라며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