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논란에서 촉발된 당내 갈등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판결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내부에서 친한(친한동훈)·친윤(친윤석열)계 감정 싸움이 거칠어지고, 외부에선 야권의 공세가 더 거세지면서 '한동훈 대표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동훈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 등이 공개적으로 '당원 게시판' 문제제기를 하고, 한 대표가 '대표 흔들기'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것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한 당직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 중반대 복귀하니까 좋아하는데 이런 망신이 어디 있느냐"며 "한 대표를 내쫓으면 또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울 건가. 당이 신속하게 문제를 정리하고 좀 건설적인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여당은 '분열'이라는 내부 불안요소와 함께 당분간 민주당의 역공을 경계해야 할 처지다.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되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적극 부각시키며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전날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서 대야 공세 동력은 크게 약화됐다.
민주당 등 범야권은 이날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이르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하고, 장외 투쟁도 지속한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도 꾸준히 제기할 전망이다.
한 여당 의원은 "당내 갈등을 부정할 순 없는 상황이지만 결국 연관된 사람들이 풀어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 대표의 다른 재판들이 많이 남아있어 여전히 다툴 부분이 많다"면서 당내 문제는 별도로 풀어가고 '이재명 때리기'로 단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