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사격스타 김예지까지 나섰는데...잦아들지 않는 로또조작설

2024-11-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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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행복권
[사진=동행복권]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가 로또 추첨 현장에 등장했다. 23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로또 6/45 추첨 생방송 '2024 로터리데이(Lottery Day)'에 참석한 김예지는 참관인 1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추첨 버튼을 눌렀다. 김예지가 로또 추첨에 참여한 이유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로또조작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이날 동행복권 측은 로또 추첨기와 보관 장소까지 공개했다. 로또 추첨기는 프랑스 아카니스 테크놀로지스사 제품이며, 스튜디오 내 별도 공간에서 24시간 감시 체제 하에 보관되고 있다. 보관소는 자물쇠·카드키로 이중 잠금 돼 있고 복권관계자·방송제작진 등은 사전 등록 후 인증을 해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한 이종철 동행복권 건전운영팀장은 "100% 무작위 추첨을 하도록 설계돼있기 때문에 조작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고, 추첨을 참관한 유영걸씨는 "평소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와서 보니 공정하고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로또조작설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등만 수십명...'로또조작설' 시작은?
로또조작설은 198회차 로또 추첨에서 공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보고 일부에서는 로또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확산됐고, 국정감사에서도 조사가 진행됐지만 그 결과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승부조작과 관련해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는 결론만 나왔다. 

또한 2022년 1019회차 로또복권에서는 1등 당첨자가 50명에 달해 다시 한 번 의혹이 일었다. 특히 당첨자 중 수동 구매자가 42명에 달한 사실이 더욱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우연히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번호 조합이 추첨 결과와 일치한 것이다. 온라인 로또 추첨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방송 전 경찰관과 일반인의 참관 하에 추첨볼의 무게와 크기, 기계의 정상 작동 여부 등을 사전 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조작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한 복권 판매소에서 2등 당첨 복권이 103장이 나와 또 조작설이 불거지자 동행복권 측은 "복권은 당첨자수가 많이 나올 수도 있고 적게 나올 수도 있는 확률 게임"이라며 판매량이 증가하면 당첨자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1128회차에서 1등에 역대 최다 당첨자 수인 63명이 나온 것에 대해 동행복권 측은 "번호마다 잘 찍히는 번호가 있는데 그런 우연이 맞은 것 뿐"이라며 조작 또는 오류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사진동행복권
[사진=동행복권]
조작설 피하려면 추첨 방법을 바꿔라? 
로또조작설이 불거질 때마다 '과거 주택복권 추첨 방식인 화살 발사식으로 바꿔라', '녹화가 아닌 생방송으로 추첨을 하라'는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됐던 추첨 방식에 대해 동행복권 측은 "1~9까지 번호 9개로 구성된 연금복권과 달리 일반 복권은 1~45까지 45개의 숫자로 구성돼 있다. 활이 경계에 맞을 경우 숫자가 9개면 판단이 쉽지만, 45개의 숫자로 구성된 원판에서는 경계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면서 "단위별 추첨(조, 천만, 백만 등)으로 뽑는 방식이 아닌 45개 숫자 중 하나를 선택하기 때문에 화살로 쏘는 방식이 쉽지 않다. 번호 중복이 발생하면 새로운 룰을 만들어야 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못 피한 복권 조작 의혹...실제 체포까지?
필리핀에서는 2년 전 로또조작설이 나온 바 있다. 당시 필리핀 복권 '그랜드 로또' 1등 당첨자가 433명이 나와 1인당 당첨금이 한화 132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당첨 번호가 9의 배수만 있는 독특한 번호 조합이었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정치권까지 확산되자 필리핀복권위원회(PCSO)는 "추첨 번호는 조작될 수 없다. 어떤 번호도 규칙에 대해 논할 수 없다. 구매자들이 같은 번호를 고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미국은 실제 로또 조작 사례가 있었다. 2010년 다주복권협회에서 보안담당 업무를 맡았던 에디 팁턴이 로또 당첨을 결정하는 컴퓨터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당첨번호를 사전에 조작한 것. 이후 그는 지인을 통해 당첨금을 대리 수령하는 방식으로 1등 상금인 132억원을 챙기려했으나 실패했다. 미국 아이오와 지방법원은 그에게 10년형을 선고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이들이 회전하는 드럼통 안에 있는 공 중 5개를 뽑은 '공추첨' 방식으로 추첨을 했었다. 이탈리아 갱단과 복권사업에 관련된 공무원들이 이 아날로그 추첨 방식을 악용해 로또 번호를 조작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추첨에 동원되는 아이들을 매수해 훈련을 시켰고, 이 행각은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지속됐다. 경찰은 아이들이 복권상섭 공무원들과 접점이 있다는 점에 의문을 품고 조사에 나선 결과 이들을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이렇듯 로또조작설은 끊임없는 의혹을 낳으며 복권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 놓는다.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강화된 감시 체계와 공정한 추첨 절차가 필요하다. 결국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로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참여자들의 신뢰를 되찾고, 복권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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