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20일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어도어와 하이브를 떠난다고 밝힌 가운데 민 전 대표가 하이브 등과 법정에서 본격적인 법적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전날 하이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풋옵션 행사대금은 약 260억원으로 추산된다. 민 전 대표가 사임하더라도 자신의 풋옵션 권리는 행사해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풋옵션은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 시점,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가 풋옵션 행사 시 하이브에서 어도어 직전 2개 연도 평균 영업 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민 전 대표가 통보한 일자를 기준으로 하면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2023년이다. 민 전 대표의 풋옵션 행사 청구권이 인정되면 뉴진스가 데뷔한 2022년 40억원 적자, 2023년 335억원이었던 어도어 영업이익을 고려해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26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하이브는 신뢰 훼손 등을 이유로 지난 7월 풋옵션의 근거가 되는 주주 간 계약이 이미 해지됐다는 입장이라 법원이 우선 민 전 대표의 풋옵션 행사가 유효한지에 대해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와 하이브 레이블즈도 반격에 나섰다. '르세라핌' 소속사 쏘스뮤직은 서울서부지법에 민 전 대표를 상대로 5억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 과정에서 르세라핌을 언급하며 "(하이브가) 르세라핌 데뷔 전까지 뉴진스 홍보를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쏘스뮤직은 "르세라핌이 타 아티스트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거짓된 주장과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정사실처럼 내세워 여론을 형성하는 행위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반박하며, 이로 인해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룹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도 같은 법원에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20억원에 달한다. 민 전 대표는 빌리프랩이 아일릿을 프로듀싱하면서 그룹 '뉴진스'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는데 빌리프랩이 이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릴 두 민사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모두 내년 1월 10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