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교통부 장관에 숀 더피 전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보수 성향 폭스 계열 TV 진행자이기도 한 더피는 트럼프의 충성파로 분류된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후 속전속결로 고위직 인선을 발표했지만 ‘감투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재무장관 지명을 두고는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더피의 지명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는 미국의 고속도로, 터널, 교량, 공항을 재건할 때 탁월함과 적격성, 경쟁력, 아름다움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는 “더피는 국가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항만과 댐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와 항공관제사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고려한 채용정책으로 백인 역차별의 의미로 사용됨)를 제거해 우리 하늘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폭스뉴스와 트럼프 2.0 정부와의 접점이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방 검사 출신인 더피는 현재 폭스뉴스 프로그램 ‘더 보텀 라인’의 공동 진행을 맡고 있다. 트럼프가 첫 국방장관으로 ‘깜짝 발탁’한 피트 헤그세스도 폭스뉴스 진행자이고,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도 폭스뉴스에 전문가 평론을 제공한 인물이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끌 첫 재무장관 자리의 경우, 막후 경쟁이 격화하면서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WP, 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주말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 중 한 명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두 후보에 대해 재고하고 있으며 선발 과정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재무장관 자리를 두고 두 후보 측근이 지난 한 주 동안 서로 비판을 주고받으며 다툼을 벌이자 이들 모두 지명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으며, 트럼프가 제3의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근들에 따르면 새로운 후보로는 정권 인수팀에서 경제 분야 인선과 정책을 담당해 온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마크 로완이 거론된다. 여기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와, 주일미국대사를 지냈고 한때 국무장관으로도 거론됐던 빌 해거티 연방 상원의원(테네시)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트럼프는 이번 주 이들 중 워시와 로완과 직접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력 후보군이 베센트와 러트닉에서 워시와 로완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재무장관에 워시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는 베센트를 낙점하는 조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차기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자리를 놓고도 공화당 내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세마포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대행의 비서실장을 지낸 충성파로 꼽히는 캐시 파텔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FBI 국장 후보 물망에 올랐다. 세마포는 “두 사람의 경쟁은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충성파와 당의 기존 주류 세력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집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갈등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