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최근 여야 합의로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이 가시화한 것과 관련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관련) 대안의 장단점을 분석해 최적의 방안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정치적인 합의가 이뤄지면서,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이 실천가능한 과제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금자보호한도는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뱅크런(대규모인출)이 발생하며 논의가 불붙었다. 예금보호한도 상향 시 더 많은 고객이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금융회사 위기 시 예금 인출을 서두르는 사례가 줄어, 금융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수준을 고려할 때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보호 한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미국은 25만 달러(약 3억5000만원), 영국은 8만5000파운드(약 1억5200만원), 일본은 1000만엔(약 9000만원)으로 보호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예금자보호한도는 2001년 이후 23년간 금융기관당 5000만원으로 묶여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예금자보호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보료율 인상 등 논의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 예금자보호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보료율 인상은 사실상 필수적이다. 예보 등에 따르면 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 시 예보료율을 27%가량 올려야 한다. 상향 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유 사장은 “현재 여야가 협의를 진행 중으로, 적절한 대안들이 모색되고 있다”며 “한도 상향의 필요성과 부정적 영향 해소 등에 대해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유 사장은 금융안정계정(금안계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사장은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보면, 어느 때보다 금안계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며 “위기가 터졌을 때 시급을 다퉈 도입하기보다는 (미리)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안계정은 예금보험기금과는 별도로 설치하는 것으로,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금융사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장치다. 예금보험공사가 꾸준히 필요성을 언급해 왔으나, 정치권 합의 실패로 도입이 무산돼 왔다. 금안계정 도입 또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유 사장은 “계속 추진해온 두 가지 제도 도입에 대한 최종 성과가 곧 나올 것”이라며 “이외에도 예금보험공사는 다양한 금융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훈련을 진행해왔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