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본안 심리로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SK그룹의 리밸런싱과 글로벌 경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 회장은 올해 초부터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벨런싱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주 페루를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 등에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지 않고 본안 심리로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 하급심 판결에 법리적 문제가 없을 경우 사건 접수 4개월 이내에 기각하는데, 이번에는 본안에서 법적 쟁점을 다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핵심 쟁점은 항소심에서 결정된 재산분할 금액 1조3808억원이 최 회장의 SK 지분을 포함하는지 여부다. SK 지분이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특유재산'인지, 아니면 부부 공동재산인지에 따라 향후 SK그룹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노 관장 측은 이를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고, 반면 SK 측은 특유재산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최 회장은 바이오·배터리·반도체(BBC) 전략을 AI와 반도체로 전환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해 그룹 전반의 AI 성장 전략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번 주 페루 방문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을 찾으며, 22∼23일에는 도쿄에서 열리는 ‘2024 도쿄포럼’에 참석해 개회사와 비즈니스 리더 세션 발표를 맡는다. 이어 일본 오사카의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와 중국 베이징의 ‘제5회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2025’,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미국 워싱턴DC의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등 다양한 글로벌 무대에서 SK그룹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