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투자자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베트남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1일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비즈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표적인 투자 및 자산 관리 기업인 비나캐피탈은 최근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베트남의 경제 성장 모멘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무역 정책과 강력한 발언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지만 비나캐피탈은 이러한 우려가 과장되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공약 중 주요 우려 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 특히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높은 관세다. 그러나 비나캐피탈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율이 단지 협상 전술일 수도 있다고 봤다. 또한 경험이 풍부한 경제 자문단으로 구성된 트럼프 대통령 팀은 부정적인 결과로 인해 너무 가혹한 관세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포함한 측근들이 높은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잘 알고 있다는 진단이다.
또 다른 우려는 미국이 내년에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다. 이때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불만족이 재선에 도움이 되었을 때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비나캐피탈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내세운 관세 약속을 준수하기보다는 실용적인 경제 조치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과 미국 무역 관계와 관련해서는 베트남이 아닌 중국이 여전히 미국의 강경한 무역 정책의 주요 대상이라고 비나캐피탈은 언급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중국 견제 전략을 이어갔고,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이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들은 베트남산 상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또한 베트남은 중국의 값싼 상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의 노력에 유용한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 관계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베트남의 대미 무역 흑자이다. 현재 베트남의 대미 무역 흑자는 약 1000억 달러(약 139조원)로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비나캐피탈은 베트남이 LNG, 항공기 엔진 등 미국으로부터 고부가가치 제품 구매를 늘리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무역흑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양국 간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베트남은 숙련된 외교 정책과 강대국과의 좋은 관계 유지 덕분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가 변경되더라도 베트남은 낮은 생산 비용과 풍부한 노동력 등에 힘입어 FDI(외국인직접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여전히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비나캐피탈은 예상했다.
비나캐피탈은 베트남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양국 관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과의 무역흑자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