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가 소집되는 11일, 지난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약진하며 캐스팅보트를 쥔 야당 대표의 불륜이 폭로됐다.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55)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실을 인정하며 눈물을 보였다. 국민민주당은 다마키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승인했지만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남기게 됐다.
일본 주간지 ‘스마트 플래시’(Smart FLASH)는 이날 다마키 대표가 다카마쓰시 관광 대사인 39살 여성 탤런트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국민민주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기존 7석이던 중의원 의석을 28석으로 크게 늘리며 총리지명 선거와 정책 결정 과정의 중요 역할을 맡게 돼 주목을 받고 있다. 총리지명 선거에서는 자신에게 투표하게끔 하는 ‘무효표’ 전략으로 집권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의 총리 재선출을 돕기로 했다.
다마키 대표는 자신의 불륜 사실이 기사를 통해 폭로된다는 사실을 8일에 미리 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가족들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아내와 아들로부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정당 대표로서 무슨 짓을 하고 있냐’는 질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 가족에게 사과하며 살겠다”고 언급했다.
NHK,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민민주당은 총리 지명 선거에서 지금까지의 방침대로 결선투표가 될 경우에도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확인했다. 또한 다마키 대표의 연임에도 승인했다.
한편 다마키 대표의 회견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어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다. 민영 니혼TV 뉴스의 유튜브 채널에는 약 9000명이 참여했다.
다마키 대표의 불륜 문제에 대해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실망스런 목소리가 눈에 띈다. “국민민주당의 여성표가 줄어들지 않을까”, “앞으로 상처를 안은 채 정치를 계속해야 할 것”, “공인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정당의 당대표가 불륜을 저지르면 안 되지 않나”,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다마키 대표 스스로 망쳐버린 셈”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특히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로 소속 의원들의 윤리 의식이 문제가 된 만큼 불륜 문제로 다마키 대표는 물론 국민민주당의 이미지 자체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