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모든 고객이 ‘자산관리’라는 하나의 큰 그림에서 개인 맞춤형 종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권세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디지털연구센터장은 14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향후 인공지능(AI)이 보편화하면 고객별로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의 자산 상태나 생애 주기, 시장 상황 등에 따라 AI가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금융사들이 업권별로 나뉠 필요도 없고, 금융소외계층에도 고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미 금융서비스에 생성형 AI는 상당 부분 녹아들어 있다. KB금융은 고객센터 기능을 고도화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AICC는 음성을 활자로 변환·분석해 고객 수요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거나 민원에 선제 대응할 수 있다. 금융권 최초로 7개 계열사 간 고객센터를 연결한 ‘KB 링크(Link) 서비스’는 고객이 상담 중 다른 계열사 상담이 필요한 문의를 하면 AI가 최적 상담사를 찾아 자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모건스탠리가 자사의 방대한 보고서나 연구 자료를 생성형 AI에 학습시킨 뒤 직원이 이를 고객 상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8월 금융당국이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 큰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권 센터장은 “망분리 규제가 계속됐으면 국내 금융시장이 외딴 섬이 될 뻔했다”며 “금융사 담당자들도 생성형 AI를 사용해보면서 배우고, 그 경험을 대고객 서비스 구축에 활용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분리 규제 완화로) 금융사가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며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코딩 작업 효율성이 극대화되는데, 프로그램 개발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샌드박스 신청 과정에서 절차적 편의성이 보완될 필요가 있고, 기업 내부적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 생성형 AI 관련 사업을 어떻게 재무적인 성과와 연결해 결과를 평가할지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돼야 실적에 기반한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시장, 대중 사이에 생성형 AI에 대한 온도차도 극복해야 한다.
권 센터장은 “대기업은 약 40%가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 비율이 5% 미만이라는 통계가 있다”며 “생성형 AI를 통해 질문과 명령을 많이 해봐야 어떻게 입력했을 때 결과물이 잘 나오는지 알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갖고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