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를 개최하고, 핵심 부품 시장가격 상승 등의 대외 환경변화를 반영해 국가 초고성능컴퓨터 6호기(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 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업비를 종전 2929억원에서 4483억원으로 증액했다. 기존 대비 53% 늘어난 수치다.
당초 슈퍼컴퓨터 6호기는 2025년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본격화된 생성 AI 열풍으로 인해 초고성능컴퓨터의 핵심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가격이 급등, 사업이 4차례 유찰된 바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통해 사업비와 사업추진방식 등을 개선했다. 지난해 11월 초 마지막 입찰 공고가 유찰된 지 약 1년 만이다.
과기정통부는 세계 10위권 수준의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위해 이번 달 내 입찰공고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 이론 성능 600페타플롭스(PF), 저장공간 200페타바이트(PB), 네트워크 대역폭 400Gbps 이상의 초고성능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슈퍼컴퓨터 6호기의 핵심 요구 성능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중앙처리장치(CPU) 4000개와 GPU 8000개가 슈퍼컴퓨터 6호기의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다.
슈퍼컴퓨터 6호기는 기존 슈퍼컴퓨터 5호기 대비 활용 연산 자원은 23배 이상 빨라지고, 저장공간도 10배 이상 넓어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GPU 중심으로 구축되는 슈퍼컴퓨터 6호기가 공식 서비스를 개시하면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혁신 등의 글로벌 산업‧연구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대규모 과학‧공학 계산과 초거대 AI 분야의 연구개발을 보다 폭넓게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슈퍼컴퓨터 6호기를 기초원천 연구뿐만 아니라 공공사회 현안, 산업 활용 등을 위해서도 연산자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AI 기반 핵심기술 개발‧활용에 30%, 기존에 지원이 미비했던 산업 분야에도 자원의 20%를 우선 배분할 계획이다. 평가를 거쳐 우수한 연구계획을 선정해 인프라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국가적으로 중요하거나 시급한 현안 해결 과제에 대해서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운영해 보다 신속하게 자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등의 우리나라 글로벌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고성능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에 핵심 인프라인 슈퍼컴퓨터 6호기를 신속하게 도입, 새로운 과학기술 발견과 연구개발 혁신 그리고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