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자동차 산업에도 주요 경쟁 축이 되고 있는 가운데 도요타자동차가 통신기업 NTT와 손잡고 AI로 차량을 자동 제어해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보도했다.
도요타와 NTT는 총 5000억엔(약 4조5000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할 계획으로, 닛케이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카메라와 센서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공간에 차량 주행 상황을 재현해 이를 복수의 AI가 분석하는 방식이다. 사고가 예견되면 핸들이나 브레이크를 자동 조작하게 된다.
고속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필요한 이 시스템에는 NTT의 차세대 통신(IOWN)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미국 테슬라는 지난 4월 AI 개발에 100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를 투자할 방침을 밝혔고, 이달에는 2026년을 목표로 무인 운전이 가능한 택시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도 2024년 들어 AI를 전면적으로 활용한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니 그룹과 혼다가 2026년 출시할 전기차에 AI를 자율주행의 두뇌로 사용하는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반면 도요타의 AI 전략은 방향성이 다른데, 자율주행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수단’이라는 관점이다.
자율주행은 기능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전 세계 신차 시장에서 무인운전까지 가능한 ‘레벨 4’ 시장이 열리는 것은 적어도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은 당분간은 운전자가 주체가 되고 시스템이 운전을 지원하는 ‘레벨 2’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지난 5월 2024년 3월기 결산 설명회에서 “생성 AI는 자율주행의 품질을 크게 바꿀 수 있다”며 투자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2025년 3월기에 AI와 전기차 등 차세대 분야에 전년 대비 40% 증가한 1조7000억엔(약 1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언했다.
도요타는 현재 ‘교통사고 사상자 제로 사회 실현’을 내걸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차량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만으로는 효과에 한계가 있어 NTT와의 이번 제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급속도로 팽창한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닛케이는 도요타와 NTT의 협력에 대해 “자동차와 통신의 일본 대기업이 손을 잡은 만큼 일본 업체가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